기대 인플레 4.7% '사상 최고' 한은, 내달 다시 '빅스텝'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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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와 기업이 향후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을 예측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6%를 넘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는 상황에서는 경기와 관련 없이 물가부터 먼저 잡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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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소비자 동향 발표
소비자 물가인식 5.1% ‘최고치’
이창용 “물가부터 먼저 잡아야”
가계와 기업이 향후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을 예측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높은 수치로, 6%대 고물가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인식이 확산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상승 폭도 지난달(3.9%)에서 0.8%포인트 오르면서 가장 가파른 속도를 보였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지난 6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까지 유례없이 상승한 데서 주로 기인했다”며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지난 1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인식도 5.1%로 역대 최고치로 집계됐다. 무려 지난달(4.0%)보다 1.1% 오른 수치다.
한은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음에도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양상이다. 이번 조사가 지난 11∼18일 이뤄졌고, 시장에서는 지난달부터 한은이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한은은 조사 대상인 전국 2500가구(응답 2432가구) 중 70∼80%가 금리 인상 결정 이전에 응답을 제출해 빅스텝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오는 8월 25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고물가가 고착화하는 시나리오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6%를 넘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는 상황에서는 경기와 관련 없이 물가부터 먼저 잡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간 금리 역전 등이 다각적으로 존재하고 있어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제어가 필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금리수준전망(CSI)도 152로 역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주택가격전망지수(82)는 금리 상승과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 등으로 16포인트 내려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0으로 한 달 전보다 10.4포인트나 하락했다. 2020년 9월(80.9) 이후 1년 9개월 만에 90 아래로 내려오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도 모두 떨어졌는데, 이 중 현재 경기판단과 향후 경기전망이 각각 17포인트와 19포인트씩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도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인플레이션 외에도 모든 물가 지표가 높게 형성돼 있다. 6월 생산자물가는 1년 사이 9.9% 오르며 19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6%로, 계속해서 오를 전망이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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