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부총질 당대표' 논란에도 이준석은 '침묵'..의도는?
향후 尹 지지율 따라 직접 대응 나설 가능성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로 표현한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여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현안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던 이 대표도 침묵을 지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회 공동취재사진단은 전날(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던 권 원내대표의 휴대전화 화면을 보도했다.
공개된 휴대전화 화면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밝혔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는 이 대표를 지칭한다.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답했다.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불편한 시선으로 보고 있던 게 사실로 확인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와 갈등을 겪다 당 윤리위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로 당에서 떠난 배경에 윤심(尹心)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당 안팎의 파장이 커지고 있지만 당사자인 이 대표는 메시지가 공개된 전날부터 다음날인 27일 오전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울릉도를 방문 중이던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지 약 50분쯤 지난 후 페이스북에 "울릉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지역 현안만 언급했다. 그간 친윤계와의 갈등 상황에서 상대방 공세에 즉각 반응을 내놓던 이 대표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같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며 당비 1억4000여만원이 쓰였다는 보도가 나오자, "우크라이나 상대 정당이 초청해서 가는데 당비를 쓰는 것은 당연하고 초청 일정에 맞춰 가는 것인데 이런 자료나 유출시켜서 정치적으로 공격하려는 모습을 보면 환멸감이 든다"고 반응했다.
정치권은 이 대표가 당장 윤심과 맞서는 것에 부담을 느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징계로 대표직에서 잠정 물러난 상황에서 섣불리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경우 되레 정치적 입지가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뉴스1과 통화에서 "조용해지려고 하다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이번 사태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이 대표가 침묵을 유지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낮긴 하지만 임기 초 권력이 막강한 상태"라며 "공개된 문자메시지에 어떤 의도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대응에 나서기보다는 지지 세력을 통한 간접적 대응을 위해 이 대표가 '암묵적 방치'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이 대표가 침묵하는 사이 유승민 전 의원과 김웅 의원, '이준석 키즈'로 분류되는 전현직 당 대변인들이 문자메시지 내용에 직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말없이 '논란의 문자 사진'을 올렸다. 에둘러 이 대표를 옹호한 셈이다. 김웅 의원도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대선 기간 사진들을 게재하면서 "내부 총질"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을 믿었다. 세대를 통합하고 세대교체의 교두보가 되어줄 시대의 리더라고 믿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이준석 대표의 투쟁, 그 과정에 많은 부침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그것이 '내부 총질'이라는 단순한 말로 퉁칠 수 있는 것이었나"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준석 키즈'인 임승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과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 역시 전날 윤 대통령에게 불만을 드러냈고,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도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이 대표는 향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30%대 초반인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보합세를 보이면 침묵을 이어가겠지만, 지지율이 더 하락해 국정 운영 리더십에 타격을 입으면 직접적인 비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엄 소장은 "당장 이 대표가 직접 나서는 것은 리더십이 훼손된 상태에서 모양새가 좋지 않고 먹히지도 않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30%대 지지율이 무너지면 적극 의견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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