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원숭이두창 명칭 변경해달라..인종차별·낙인효과 심해"

김예슬 기자 2022. 7. 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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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가 인종차별과 낙인 효과 등을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원숭이 두창의 이름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애쉬윈 바산 뉴욕시 보건국장은 이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원숭이 두창의 잠재적이고 파괴적인 낙인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적었다.

WHO 대변인은 "원숭이 두창이란 이름은 질병명에 동물 이름 등을 피하도록 권장하는 WHO의 지침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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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신종 바이러스에 지명·인명·동물명 사용 지양 권고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내에서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사람들이 대하고 있다. 2022.07.08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 뉴욕시가 인종차별과 낙인 효과 등을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원숭이 두창의 이름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애쉬윈 바산 뉴욕시 보건국장은 이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원숭이 두창의 잠재적이고 파괴적인 낙인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적었다.

바산 국장은 원숭이 두창과 같은 용어가 유색인종 공동체에 뿌리를 둔 고통스럽고 인종차별적인 역사와도 연관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숭이 두창은 이름처럼 영장류에서 유래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가 '중국 바이러스'로 불린 것처럼 아시아 지역사회를 인종차별에 몰아넣었던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숭이 두창이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면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 성소수자들에게 인종차별과 낙인이라는 충격적인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는 의료 서비스를 찾는 것을 피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WHO도 원숭이 두창에 대한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WHO 대변인은 "원숭이 두창이란 이름은 질병명에 동물 이름 등을 피하도록 권장하는 WHO의 지침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 과학자 30명 역시 공동 서한을 통해 "'원숭이'는 차별적이고, 낙인을 찍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원숭이 두창과 관련해 흑인 사진 사용을 지양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WHO는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ICTV)와 공조해 신종 바이러스의 이름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지명이나 인명, 특정 동물의 종이나 음식 등을 따서 질병 이름을 짓는 것을 지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WHO가 지적한 잘못된 사례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스페인 독감, 일본뇌염, 레지오넬라 등이다.

원숭이 두창은 1958년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돼 붙여진 명칭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감염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WHO 권고에 따르면 원숭이 두창 역시 명칭이 변경될 필요가 있는 셈이다.

한편 원숭이 두창은 현재까지 75개국에서 1만6000여 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는데 지난 5월 영국을 시작으로 비(非)아프리카 지역에 확산하기 시작했다. 미국 내 확진자는 3400여 명에 달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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