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3808명 영웅들 이름 빼곡히.. 한·미 동맹의 새로운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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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당시 일란성 쌍둥이였던 아버지와 삼촌이 같은 부대원이었는데 둘 중 한 명은 전초기지로 가라는 지시에 동전을 던졌고 삼촌이 갔습니다. 삼촌은 다시 볼 수 없었고, 아버지는 포탄에 크게 다쳤지만 동생을 찾기 위해 전사자가 담긴 가방(body bag)을 뒤졌습니다."
추모의 벽은 화강암 소재 높이 1m·둘레 130m의 비스듬한 벽 모양 조형물로 한국전 당시 미군 전사자 3만6634명, 카투사 전사자 7174명의 이름이 군별, 계급별, 알파벳 순으로 각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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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참전 ‘워싱턴 추모의 벽’
높이 1m·둘레 130m 화강암
6·25 정전일 맞춰 오늘 준공
유족들, 이름 위에 장미 헌화
셔츠엔 ‘Never Forget’새겨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한국전 당시 일란성 쌍둥이였던 아버지와 삼촌이 같은 부대원이었는데 둘 중 한 명은 전초기지로 가라는 지시에 동전을 던졌고 삼촌이 갔습니다. 삼촌은 다시 볼 수 없었고, 아버지는 포탄에 크게 다쳤지만 동생을 찾기 위해 전사자가 담긴 가방(body bag)을 뒤졌습니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 빗방울까지 떨어진 26일(현지시간) 오후 미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한국전 미군·카투사 전사자 4만3808명의 이름을 빼곡히 새긴 ‘추모의 벽’ 앞에 선 두 사람이 ‘제임스 크리븐’이라는 이름을 손끝으로 쓰다듬고 있었다. 둘의 이름은 로버트 자무디오(88)와 제프 크리븐(62). 추모의 벽에 새겨진 인물은 두 사람에게 각각 둘도 없는 친구와 삼촌이었다. 자무디오와 제임스, 제임스의 쌍둥이 형이자 제프의 아버지 월터 크리븐까지 같은 고교 출신 세 친구는 이름도 낯설고,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몰랐던 한국이라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참전했다. 그러다 제임스와 월터는 18세였던 1953년 3월 경기 연천에서 한국전에서도 가장 치열한 전투로 평가받는 네바다전초 전투를 겪었고, 제임스는 목숨을 잃었다. 본인 역시 참전용사인 자무디오는 “편지를 주고받다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겼다. 정전 때까지는 친구의 전사소식을 못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자신이 태어나기 한 달 전 전사한 오빠 조지프 토너(당시 나이 19세)를 기리기 위해 뉴저지주에서 이곳을 찾은 재닛 토너(71)는 오빠의 사진·이름·당시 소속과 함께 ‘잊지 않겠다(Never Forget)’라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는 추모의 벽 준공식을 하루 앞두고 전사자 유가족들에게 추모의 벽을 먼저 공개하고 헌화·추모의 시간을 갖는 행사가 개최됐다. 추모의 벽은 화강암 소재 높이 1m·둘레 130m의 비스듬한 벽 모양 조형물로 한국전 당시 미군 전사자 3만6634명, 카투사 전사자 7174명의 이름이 군별, 계급별, 알파벳 순으로 각인됐다. 미국 전역에서 모인 한국전 유가족 500여 명은 손에 든 하얀 장미를 전사자 이름 앞에 바치며 고인들을 기억하고 추모했다.
추모의 벽은 지난해 3월 공사가 시작돼 16개월 만에 한국전 정전협정일인 2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7일 오후 11시) 공식 준공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존 틸럴리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 이사장, 조태용 주미대사, 한국전 참전용사 및 전사자 유가족 등 3000여 명이 참석한다. 박 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할 예정이다. 27일을 ‘한국전쟁 참전용사 정전기념일’로 선포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코로나19에서 막바지 회복 중인 탓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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