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도심 격차 해소..'2030 강동 그랜드 디자인' 만들겠다"

2022. 7. 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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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구청장에게 듣는다 ⑦ 이수희 서울 강동구청장
구내 여건 부합한 도시비전 수립
고덕비즈밸리 새 랜드마크로 육성
GTX-D 유치 동부 교통중심지화
쓰레기 소각장·수소 발전소 사업
구민과 협업..반대의견 적극 반영
이수희 서울 강동구청장은 27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 강동구의 도시계획 디자인이 담긴 ‘2030 강동 그랜드 디자인’을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강동구 제공]

‘강남 4구’로 도약이냐, 낡은 베드타운으로 남느냐. 서울 강동구가 서 있는 갈림길이다. 연이은 지하철 건설과 새로운 아파트 단지 건축, 그리고 산업단지 건설이 이어지는 사이, 구 도심은 여전히 낡고 복잡한 곳으로 남아있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미래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강동구 길동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이수희 구청장은 강동구의 첫 번째 여성 구청장이다. 14년간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당선됐던 강동구지만, 이 구청장은 6·1 지방선거에서 큰 격차로 승리를 거뒀다. 2년 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던 이 구청장은 “(재임한지 한 달이) 짧은 기간임에도 (해보지 않았던) 국회의원보다 구청장이 나와 잘 맞는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강동구는 기존 도시 중심지였던 천호동 일대가 구도심화 되고, 오래된 아파트 단지였던 고덕동 일대가 재건축되면서 급격하게 도시 중심지가 변화했다. 이를 두고 이 구청장은 ‘강동구 미래 디자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쓰레기 소각장 설치 반대 등 현안도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강동구 여건에 맞는 장기적인 도시 비전을 세우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먼저 특별위원회를 설치한 뒤 2030년 강동구의 도시계획 디자인이 담긴 ‘2030 강동 그랜드 디자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이어져 오면서 구도심과 신도심의 격차가 커진 상황”이라며 “2030 그랜드 디자인 수립을 통해 강동구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며 민선 8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경기도 하남시와 맞닿은 외곽 지역에 새로 만들어진 ‘고덕비즈밸리’의 경우 강동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이 구청장은 “올해 신축공사가 마무리되는 고덕비즈밸리에 입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강남 테헤란로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처럼 비즈밸리를 성공의 상징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동구에 따르면 고덕비즈밸리의 경제유발 효과는 9조5000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약 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구청장은 강동을 서울 동부의 교통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2021년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한 강동구에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GTX-D 노선 유치가 절실하다”며 “수도권 균형발전과 광역교통 개선이라는 취지에 맞게 노선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지하철 8·9호선 연장사업과 5호선 직결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서울시·국토교통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개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쓰레기 소각장·수소연료전지 발전소 후보지 등 주민이 반대하는 사업은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고덕·강일지구에는 이미 광역 음식물처리시설과 자원순환센터, 3기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설치 또는 가동 중인 상황인데도, 추가적으로 이런 시설의 후보지로 거론된다는 것은 강동구민에게만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주민의 반대의견이 단순한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전문 용역 결과를 통해 여론을 서울시에 전달하고, 진행 상황은 투명하게 구민과 소통하며 (후보지 선정)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베드타운’ 이미지를 벗기 위해 문화예술 활성화 정책도 펼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간신히 활기를 되찾고 있는 지역문화예술계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명일근린공원 내 위치한 1100석 규모의 강동아트센터는 그간 코로나19 거리두기 등으로 운영이 어려웠는데,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강동구의 위상에 걸맞은 품격 있는 공연과 전시로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시설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지역 최대 현안인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빠른 마무리를 위한 지원’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고, 이후 공사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구의 역할도 클 것”이라며 “애초 계획보다 준공이 늦어지는 만큼, 공사 재개와 분양 등에서 구가 적극적으로 도와 마무리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속 공무원 횡령 사건으로 인한 긴축재정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창피한 얘기지만 115억원 횡령 중 회수하지 못한 돈이 77억원이기 때문에 3년간 그 돈을 채워넣어야 한다”며 “조직 정비가 끝나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구청장은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민선 7기 사업과 8기 공약 가운데 폐기할 사업은 폐기하고 반드시 마무리할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경제 불황기가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책임 있는 자세로 구정에 나서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최정호·김용재·이영기 기자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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