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일본 놔두고 왜 한국 정부가?..강제동원 배상 굴욕적 해법 반대"
- "박진 외교부장관, 일본 방문해 '강제동원 피해 배상' 해결 노력 약속"
- "일본 놔두고 왜 한국 정부가 나서는지 의문..민관협의체 불참"
- "민관협의체, 일본 전범기업의 자산 현금화 차단하려는 의도"
- "피해 할머니들, 일본 사죄 한마디 없는데 정부가 나서는지 성토"
- "일본 전범기업의 자산 강제 매각 위한 대법원 판결, 가을에 내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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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이국언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임재길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youtu.be/yR5ESCkhuqQ
◇ 정길훈 앵커 (이하 정길훈): 외교부가 최근 한일관계 핵심이 된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의 해법을 찾겠다면서 민관협의회를 구성하고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는데요. 관련 소송을 처음 제기했던 피해자들과 지원 단체는 협의회 불참을 선언하고 회의 결과에 반대 입장을 표시했습니다. 오늘은 관련 기자회견도 연다고 하는데요.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대표 (이하 이국언):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예전에는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라고 소개했는데 이제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으로 단체명이 바뀌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 이국언: 지난 13년간 비영리단체로 활동을 해왔는데 올해 3월에 사단법인으로 명칭도 변경하게 됐고요. 그동안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을 중심으로 활동을 오래 해왔다가 2019년, 20년에 걸쳐서 강제동원 피해자 분들, 그러니까 생존해 계시면 할아버지 되시겠지요. 그분들까지 집단 소송을 맡게 됐습니다. 그럼에 따라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단체 이름으로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 정길훈: 그러면 지금 시민모임이 지원하는 강제동원 피해 관련 국내 손해배상 소송 몇 건이나 됩니까?
◆ 이국언: 건수로는 총 18건 소송 지원하고 있고 98명 그러니까 100명에서 2명 적은 정도로 비교적 숫자가 많은 편입니다. 그중에 한 건은 2018년도에 최종 승소해서 대법원에서 확정이 된 것이고. 지금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것이 2건, 그리고 나머지 15건이 광주지방법원에서 소송 진행 중입니다. 이 소송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에 소속된 변호사들께서 애쓰고 계십니다.
◇ 정길훈: 오늘 오후에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회견을 여는 것인가요?
◆ 이국언: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박진 외교부장관이 일본을 방문해서 일본 외무상 또 기시다 총리를 만나고 왔어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현재 압류가 돼 있는 일본 기업, 미쓰비시의 특허권, 상표권이 현금화되기 전에 어떻게든지 해결 방법을 모색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왔어요. 정부가 이렇게 말을 막 해도 되는 것인지 상당히 의문입니다. 지금 4년째 배상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데, 일본이 해결책을 내놔야 되는데 왜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해야 되는 것인지 이에 관해서 문제를 지적하려고 하고. 그다음에 강제 집행되어 있는 건이 있습니다. 4년 동안 배상을 이행하지 않았으니 부득이하게 일본 기업 자산을 압류하고 지금 강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데 마치 이것이 현실이 되면 한일관계가 파탄날 것처럼 정부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이것이 그렇게 잘못된 일인지 이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 정길훈: 그래서 최근에 외교부가 강제동원 피해 배상의 해법 찾겠다면서 민관협의회를 구성했지 않습니까? 민관협의회 꾸려진 목적 그리고 어떤 분들이 함께하고 있는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이국언: 정부는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번에 일본을 방문해서 민관협의회를 구성해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일본 측에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민관협의회는 일본 전범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고 일본이 요구하는, 한국이 해결책을 내라고 하는 이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기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희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기구에는 관련 학계 전문가라고 하시는 분들 또 언론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 전직 외교관, 일부는 피해자 저희 이외에 소송을 지원하고 있는 지원 단체나 대리인이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14명 정도가 참여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지금 상당히 석연치 않게 진행되고 있어서 여러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 정길훈: 일부 피해자 측과 소송 지원 단체가 참여하고 있지만 현재 시민모임 측은 불참하고 있지요?
◆ 이국언: 네. 그렇습니다. 당연히 현재 강제동원 문제의 가장 큰 첨예한 관심이 광주에서 제기한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사건입니다. 당연히 광주도 참여해달라고 요청을 했었습니다만 고심 끝에 이것이 어떻게 보면 정부가 졸속적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하나의 요식 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커서 저희는 불참을 선언한 상황입니다.
◇ 정길훈: 최근 민관협의회 회의가 있었는데 이른바 대위변제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고 해요. 어떻게 추진한다는 건가요?
◆ 이국언: 상당히 생소한 용어여서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만 쉽게 말해서 판결에 따른 배상 의무를 이행해야 될 사람이 이행하지 않고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럴 의무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제3자가 대신 그 돈을 지급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한국 정부가 그 돈을 대신 내겠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일 기업들의 모금을 통해서 이 돈을 마련하겠다고 하는 것인지는 분명히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만, 할머니들이 소송을 했던 것은 가해자로부터 사죄 받고 배상을 받기 위한 것이지 정부, 국민의 혈세를 뜯어서 그 돈을 대신 달라고 하는 요구가 아니어서 이것은 사법 정의에 어긋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길훈: 그런 대위변제 방안에 대해서 소송을 제기했던 양금덕 할머니나 김성주 할머니 이런 할머니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 이국언: 할머니들이 그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가 90이 이제 훌쩍 넘었지만 돈도 돈이지만 일본으로부터 사죄 한마디 듣고 싶은 것이 내 마지막 소원이다. 일본으로부터 당했던 그 서러움을 생각하면 죽기 전에 꼭 그 이야기를 들어야 되겠다 그런 이야기이고. 또 다른 생존 할머니 김성주 할머니의 이야기는, 우리가 피해자인데 그리고 미쓰비시에서 일을 했는데 왜 우리 정부가 그 돈을 대신 준다고 하는 것이냐. 만약 미쓰비시가 안 준다고 하면 그러면 일본이 끌고 갔으니까 일본이 그 돈을 지급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정길훈: 피해자 측과 지원 단체에서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하기 위해서 법적 절차 밟아왔잖아요. 대법원의 판결이 임박해 있다고 하는데 언제쯤 판결이 나올 것 같습니까?
◆ 이국언: 대법원 판결이기 때문에 추정하기는 정확히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예측하기로는 하급심 판결에 제기됐던 항고가 기각된 지가 지난 2월이고 그동안 4~5개월 정도 지나면 판결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추정하자고 하면 이르면 다음 달 아니면 늦어도 가을 내에 판결이 최종 있을 것으로 이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 정길훈: 맨처음 강제동원 피해 배상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2018년에 있었으니까요. 4년 전에 판결이 있었는데 그때 소송을 제기했던 원고들, 그분들 가운데 여러 분이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 이국언: 그 점이 가장 안타까운데 2012년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 광주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서 6년 1개월 만에 2018년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원고 5명이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모두 생존해 계셨는데 워낙 연로한 상태에서 미쓰비시가 4년 동안 이 판결을 미루고 있는 사이에 내리 세 분이 안타깝게 별세하시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생존자 두 분만 계시는데 이것이 정말 할 일인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 정길훈: 정리해 보면 맨 처음 소송을 제기했던 5명 가운데 3명은 돌아가시고 2명 남아 계시고. 그 두 분도 지금 구순이 넘은 상황이지요?
◆ 이국언: 네. 그렇습니다. 올해 연세가 두 분 다 94세이십니다.
◇ 정길훈: 앞으로 시민모임 측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이국언: 최근 상황에 대해서 많은 국민도 예의주시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자존감과 명예를 지켜달라고 하는 것이지 불쌍한 사람 여기저기 푼돈 모아서 불우이웃 돕기 하듯이 이렇게 돈 달라고 하는 것 아니거든요. 정부가 국민의 뜻이 진정 무엇이고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새겨줬으면 하는 일이고. 행여라도 정부가 굴욕적이고 졸속적으로 과거사 문제를 매듭지으려고 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희 단체만의 힘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많은 국민과 함께 연대해서 정부의 이런 처사에 대해서 강력히 맞서 나갈 예정입니다.
◇ 정길훈: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국언: 감사합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이었습니다.
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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