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국제사회 비판에도 "절차대로 실시했다" 일축

정윤영 기자 2022. 7. 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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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46년 만에 정치범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가운데 국제 사회의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치자 군사정부는 이들이 "사형 선고를 받아 마땅하다"고 일축했다.

AFP통신·가디언에 따르면 자우 민 툰 미얀마 군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법적 절차에 따라 (사형된 이들은) 스스로를 변호할 권리가 주어졌다"며 "다른 사형 사건과 비교해봐도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사형선고를 '여러차례'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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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인사 4명에 사형 집행에.."반인륜적 범죄" 비판 목소리
활동가들 "국제사회는 '쓰레기' 성명 아닌 실질적 조치 취하라" 촉구
자우 민 툰 미얀마 군부 대변인.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얀마에서 46년 만에 정치범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가운데 국제 사회의 비난의 목소리가 빗발치자 군사정부는 이들이 "사형 선고를 받아 마땅하다"고 일축했다.

AFP통신·가디언에 따르면 자우 민 툰 미얀마 군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법적 절차에 따라 (사형된 이들은) 스스로를 변호할 권리가 주어졌다"며 "다른 사형 사건과 비교해봐도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사형선고를 '여러차례'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무고한 사람들 여럿에 해를 끼쳤고 복구하지 못할 피해가 막대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앞서 미얀마는 지난 24일 정치범 4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미얀마에서 정치범에 대한 사형집행은 1976년 이후 이날 처음으로 실시됐는데, 처형된 인물들 중에는 '지미'로 더 잘 알려진 저명한 민주화 운동가 캬우 민 유가 포함됐다.

이밖에도 흘라 묘 아웅과 아웅 뚜라 쩌 등은 양곤의 군사정권 정보원이라고 주장하는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처형됐고, 군에 대한 여러 차례 공격을 주도한 피오 제야 떠도 숨졌다.

사형이 집행되자 국제 사회는 즉각 군부를 규탄했고 일부는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마련 중인 새로운 제재에 대해 구체적인 논평을 하지는 않았으나 "모든 선택지들이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블록은 사형 집행에 대해 "매우 고통스럽고 깊은 슬프다"면서 "군부가 반대자들과 이견을 좁히기 위한 의지가 대단히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사형 집행을 "인륜에 반하는 범죄"라고 규탄하면서 아세안이 지난해 군부 측과 합의한 '5가지 사항'에 대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자국 내 유혈 사태가 중단하도록 건설적 대화 시작, 폭력 종식, 인도적 지원, 정치범 석방, 아세안 미얀마 사태 특사 임명 등 5가지를 아세안 측과 합의한 바 있다.

미얀마에서 46년 만에 정치범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 뉴스1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 AAPP)

태국 방콕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원한다"며 미얀마 대사관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가디언은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체포 또는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를 위험이 존재하지만, 이번 사형 집행의 미얀마에서 반정부 시위의 불씨를 되살렸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친인권기구'의 부국장인 살라이 자우크 링은 "미얀마 국민들은 이미 군부의 잔혹성을 잘 알고 있지만, 사형을 집행하는 뻔뻔함은 충격 그 자체였다"면서 "어떤 명분을 내세우면서 그렇게 공개적으로 잔혹성을 드러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운동가는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운동가들이 "목숨을 걸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시위를 참여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비판적인 댓글을 다는 것조차 위험하다"며 "우리들은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가족 또는 친구까지 희생시킬 수도 있는 것을 안다"고 호소했다.

미얀마 북부 카친에서 활동 중인 한 운동가는 "국제사회와 유엔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졌다. 그들이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운동가는 "국제사회는 쓰레기 처리될 종이에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무도 우리를 돕지 않더라도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얀마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1962년부터 쿠데타를 통해 군부 통치를 이어왔다. 그러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1988년 세운 NLD가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2020년 11월 총선에서도 압승하자 군부는 이를 부정선거라며 2021년 2월 쿠데타를 다시 일으켰다.

지난 26일 기준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1 쿠데타 이후 반정부 시위와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지금까지 2123명이 사망하고, 1만4883명이 체포되거나 처벌됐다.

태국 방콕 주재 미얀마 대사관 밖에서 활동가들이 군사정부 반대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2022.07.25.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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