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권성동..'사적채용' 실언·尹문자 노출로 野 비판 자초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직무 정지로 집권여당 지휘봉을 거머쥔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잇단 실책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권 대행은 최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해명 과정에서 나온 실언에 이어 민감한 내용이 담긴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메시지 노출로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한 지 보름 만에 대형사고가 두 차례 발생한 셈이다. 장기 임시 지도체제에 대한 일부 당권주자의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흔들리는 권 대행의 리더십이 전당대회를 앞당길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
권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제 부주의로 인해 유출, 공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당원 미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앞서 권 대행은 전날(26일)에도 페이스북에 "제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권 대행이 윤 대통령과 나눈 문자메시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국회사진기자단은 전날 오후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던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을 포착했다. 공개된 휴대전화 화면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했다.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라며 맹공에 나섰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민생 챙기기보다 당무 개입이 우선인가"라며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싸움을 진두지휘했나"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징계하고 내치는 배후 역을 맡지 않았나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권 대행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의 강릉 지인 우모씨의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데 대해 이른바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내가 (우씨를) 추천했다", "(당선인 비서실장이던) 장제원 의원에게 대통령실에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발언해 '리스크 관리' 역량에 허점을 드러냈다. 해명 과정에서 '7급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더라', '(9급이)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데 이걸 받고 강릉 촌놈이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라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을 오히려 확대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은 물론 당내에서도 "표현이 거칠다",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공무원 합격은 권성동'이라는 학원 광고 패러디 문구까지 나오는 등 국민 여론도 들썩이자 권 대행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제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줬다면 사과드린다"며 유감을 표했다.
한편 권 대행의 이같은 언행 논란과 맞물린 차기 당권주자들의 물밑 경쟁도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안철수 의원은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의원총회에서 추인한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조경태·김기현·조해진 의원 등은 조기 전당대회 또는 비대위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새로운미래 혁신24' 모임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권 대행의 '대통령 문자 노출' 등 잇단 사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아주 곤혹스런 상황"이라면서 "문자를 공개하는 게 좋은 일은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집권 초 여당의 불안정한 임시체제 대신 조속한 새 지도부 선출로 정부 국정동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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