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ㆍ충남=뉴스1) 임용우 기자,양상인 기자 = 충남 공주교도소에서 동료 재소자를 살해한 20대 무기수에게 또 다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공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매경)는 27일 살인·상습폭행·특수폭행·특수상해·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26)에게 무기징역, 공범 B씨(27)와 C씨(20)에게는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당초 살인방조 혐의를 받던 B씨와 C씨는 공동범행으로 피해자를 사망시킨 것으로 보고 검찰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살인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고 A씨의 진술만으로는 B씨와 C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고 A씨의 행위를 용이하게 했다고 판단해 살인방조죄로 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공주교도소에서 동료 수용자 박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신이 정해준 수칙을 안 지켰다는 등 이유로 각종 놀이를 빙자해 피해자를 수십차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A씨는 피해자가 앓고 있던 심장병 약을 20여일간 먹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피해자를 성적으로 추행하거나 고온의 물이 담긴 물병을 머리 위에 올려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피해자가 사망한 후 B씨와 C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편지를 보내는 것처럼 꾸며 A씨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일관성 있게 진술하기로 공모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에 보내는 편지는 교정당국이 검열할 수 없는 점을 노린 것이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재판까지 B씨와 C씨의 공동범행을 주장했지만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 점 등으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동료수용자를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또 살해한 것을 볼 때 반사회·반인륜적 사고를 가지고 있어 보인다.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지 않아 영구히 격리해 참회하도록 해야 하지만 사형을 선고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B씨와 C씨는 직접적인 폭행은 대부분 A씨가 한 것이기는 하나 장기간에 걸쳐 살해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살해 행위를 용이하게 했고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던 점은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이날 선고 이후 유족은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이란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가족의 죽음이 너무 허탈하다. 한이 풀리는게 아니라 가중되는데도 이렇게 약한 형량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A씨는 충남 계룡에서 금괴를 사겠다고 속여 만난 40대 남성을 둔기로 내려쳐 살해해 강도살인·통화위조·위조통화 행사·사기 등 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아 복역 중 수감된 교도소에서 재차 살인을 저질러 재판에 회부됐다.
또 B씨는 사기죄로 징역 3년, C씨는 특수상해로 징역 1년을 각각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