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李, 사적 공천으로 신뢰 무너뜨려..지지세는 사상누각" [민주 당권주자 인터뷰⑥]

2022. 7. 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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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서울시장·계양을 공천은 사적 판단 앞선 것"
"공천학살 없다?..최근 신뢰 무너뜨린 사례 있어"
"갈등 없이 일 해낸다" 자평, "97보다 경험 우위"
컷오프 이후 단일화.."역동성 끌어올릴 수 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민석 의원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배두헌·이세진 기자] “정치에서는 세(勢) 보다 중요한 것이 대의명분입니다. 떳떳한 명분 없이는 정당을 이끌기 어렵죠. 공적 판단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재명 의원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선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58·3선·서울 영등포구을)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 내내 ‘공적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인보다 당 전체를 바라보며 판단하는 ‘선당후사’의 감각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당으로 재건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이런 면에서 인정하거나 존경하기 어려운 사람이 당 대표가 된다면, 아무리 지금 만 명의 지지를 받고 있더라도 ‘사상누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지선에서 서울시장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공천은 “공적 판단보다 사적 판단이 앞섰던 측면이 있다”고 비판하며 “굉장히 아픈 대목이다. 당 전체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판단이었다”고 당시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을 직격했다. “지선 패배는 전적으로 ‘자책점’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 공적 판단의 오류를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18년간 정치 야인 생활을 해 오다 21대 국회에 복귀한 김 의원은 “이번 임기동안은 상임위원회나 지역구 활동에 전념하려 했지만, 지선 과정에서 당이 어려운 상황이 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결국 당 대표 출마까지 이른 것”이라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김 의원은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으로 분류된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민석 의원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그는 “공천학살은 없다”고 선언한 유력 후보 이재명 의원에 대해서 “가장 최근에 명확히, 그리고 노골적으로 공적판단을 무너뜨린 사례가 있지 않느냐.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어떤 신뢰를 축적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당은 가족관계도 아니고,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며 첨예한 이해관계를 극복해가는 정치 신념의 공동체다. 신뢰가 축적되지 않고 오히려 훼손됐다는 데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반대로 김 의원 자신에 대해선 “사적 동기에 의해 일을 그르쳤다는 평가는 거의 받아본 적 없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에 함께 출마한) 97(90년대 학번·70년대생)보다 훨씬 젊은 나이부터, 당 전체의 선거난 혁신과 관련된 일들이 맡겨지고 당 중심부에서 일해본 경험이 풍부하다. ‘김민석은 갈등 없이 일을 해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97그룹이 주도하는 ‘세대교체론’의 대상으로 지목되는 데 대해서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그는 “86에서 97로의 세대교체가 사회과학적 의미가 있다는 의견을 단 한 사람으로부터도 듣지 못했다”며 “정치는 시대정신과 역량을 가지고 하는 것이다. 70대이던 DJ(김대중)가 시대정신과 역량이라는 면에서 후배보다 앞섰기 때문에 대통령을 했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와 정세균(SK)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상충되는 평가 사이에서 김 의원은 “계보에 속하는 일반적인 정치활동을 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비교적 당에서 하는 활동의 중심부에 늘 불려나갔다”며 “특정 계파 없이도 당의 중심과 가까운 목소리를 내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 제 정치 과정의 특성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서는 각을 세우고 있는 경쟁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의 논란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은 무분별한 정치 보복 문제, 전직 국정원장 고발, 결국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지적하는 것이 우선이다. 윤 정부의 프레임에 끌려다닐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민석 의원이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비이재명(비명)계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예비경선(컷오프) 이후 자연스러운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단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초 추진했던 97 단일화가 안 되니, (86까지) 급히 꿰어맞추려는 이벤트성 단일화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중앙위원의 선택이 (본투표 진출자를) 한 번 걸러주는데, 사전단일화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컷오프 이후 3명이 경쟁하고, 일정시간 지나서도 (대세론) 흐름을 흔들기 어렵다는 판단이 된다면 그 때 단일화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그래야 역동성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가 된다면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은 민생 패키지 입법을 서두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민생 뉴딜법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집중 개발해야 한다. 양극화 문제, 청년 자산 문제 등에 대한 해법을 찾고 (여당과) 합의안을 찾아야 한다”며 “하나로는 안 될 것이고, 다양한 복합적 해법을 패키지로 쭉 미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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