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李, 사적 공천으로 신뢰 무너뜨려..지지세는 사상누각" [민주 당권주자 인터뷰⑥]
"공천학살 없다?..최근 신뢰 무너뜨린 사례 있어"
"갈등 없이 일 해낸다" 자평, "97보다 경험 우위"
컷오프 이후 단일화.."역동성 끌어올릴 수 있다"
[헤럴드경제=배두헌·이세진 기자] “정치에서는 세(勢) 보다 중요한 것이 대의명분입니다. 떳떳한 명분 없이는 정당을 이끌기 어렵죠. 공적 판단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재명 의원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선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민석(58·3선·서울 영등포구을)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 내내 ‘공적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인보다 당 전체를 바라보며 판단하는 ‘선당후사’의 감각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당으로 재건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이런 면에서 인정하거나 존경하기 어려운 사람이 당 대표가 된다면, 아무리 지금 만 명의 지지를 받고 있더라도 ‘사상누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지선에서 서울시장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공천은 “공적 판단보다 사적 판단이 앞섰던 측면이 있다”고 비판하며 “굉장히 아픈 대목이다. 당 전체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판단이었다”고 당시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을 직격했다. “지선 패배는 전적으로 ‘자책점’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 공적 판단의 오류를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18년간 정치 야인 생활을 해 오다 21대 국회에 복귀한 김 의원은 “이번 임기동안은 상임위원회나 지역구 활동에 전념하려 했지만, 지선 과정에서 당이 어려운 상황이 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결국 당 대표 출마까지 이른 것”이라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김 의원은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으로 분류된다.
그는 “공천학살은 없다”고 선언한 유력 후보 이재명 의원에 대해서 “가장 최근에 명확히, 그리고 노골적으로 공적판단을 무너뜨린 사례가 있지 않느냐.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어떤 신뢰를 축적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당은 가족관계도 아니고,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며 첨예한 이해관계를 극복해가는 정치 신념의 공동체다. 신뢰가 축적되지 않고 오히려 훼손됐다는 데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반대로 김 의원 자신에 대해선 “사적 동기에 의해 일을 그르쳤다는 평가는 거의 받아본 적 없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에 함께 출마한) 97(90년대 학번·70년대생)보다 훨씬 젊은 나이부터, 당 전체의 선거난 혁신과 관련된 일들이 맡겨지고 당 중심부에서 일해본 경험이 풍부하다. ‘김민석은 갈등 없이 일을 해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97그룹이 주도하는 ‘세대교체론’의 대상으로 지목되는 데 대해서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그는 “86에서 97로의 세대교체가 사회과학적 의미가 있다는 의견을 단 한 사람으로부터도 듣지 못했다”며 “정치는 시대정신과 역량을 가지고 하는 것이다. 70대이던 DJ(김대중)가 시대정신과 역량이라는 면에서 후배보다 앞섰기 때문에 대통령을 했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와 정세균(SK)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상충되는 평가 사이에서 김 의원은 “계보에 속하는 일반적인 정치활동을 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비교적 당에서 하는 활동의 중심부에 늘 불려나갔다”며 “특정 계파 없이도 당의 중심과 가까운 목소리를 내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 제 정치 과정의 특성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서는 각을 세우고 있는 경쟁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의 논란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은 무분별한 정치 보복 문제, 전직 국정원장 고발, 결국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지적하는 것이 우선이다. 윤 정부의 프레임에 끌려다닐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비이재명(비명)계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예비경선(컷오프) 이후 자연스러운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단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초 추진했던 97 단일화가 안 되니, (86까지) 급히 꿰어맞추려는 이벤트성 단일화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중앙위원의 선택이 (본투표 진출자를) 한 번 걸러주는데, 사전단일화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컷오프 이후 3명이 경쟁하고, 일정시간 지나서도 (대세론) 흐름을 흔들기 어렵다는 판단이 된다면 그 때 단일화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그래야 역동성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가 된다면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은 민생 패키지 입법을 서두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민생 뉴딜법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집중 개발해야 한다. 양극화 문제, 청년 자산 문제 등에 대한 해법을 찾고 (여당과) 합의안을 찾아야 한다”며 “하나로는 안 될 것이고, 다양한 복합적 해법을 패키지로 쭉 미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badhone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BTS 뷔·이동휘·크러쉬 입은 그 옷…한섬이 독점 유통한다
- 김연아 예비 시아버지, 이주민에 마스크 나눠주던 그 목사
- 폭염에 ‘아이스 홍차’ 원샷한 뒤 피 토한 中남성, 무슨 일?
- “2시간만에 완판시켰다” 삼성도 긴장한 33세 놀라운 ‘이 청년’
- 대구 여교사 남편 분노 “남학생과 모텔 간 아내, 절 비꼬고 조롱”
- ‘여대생 사망’ 인하대 자필 대자보 “입결 걱정된다고? 판을 갈 때다"
- 오은영 박사, 얼떨결에 ‘사이즈 비밀’ 고백…“고무줄도 있어 좋다”
- 이준석 "울릉도 왔다"…尹문자 보도에 무반응
- “돈 벌려고 이렇게까지?” 요즘 20대 꽂힌 ‘이것’ 뭐길래
- “낮잠 건강에 좋다고? 오히려 위험” 전혀 몰랐던 충격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