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당국자들, 하원의장 대만 방문 따른 위험 강조-CNN
기사내용 요약
방문 말도록 공식 요청하진 않으나
막후에서 위험 인식시키는 설득 노력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 백악관 안보 담당 당국자들이 민감한 시기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데 따른 위험을 인식시키기 위해 은밀히 노력하고 있다고 미 CNN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계획을 잘 아는 소식통은 그가 수주 안에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며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도 함께 하도록 초청했다고 전했다.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25년만에 처음이다.
미 정부에서는 중국의 전투기가 최근 몇 달 새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여러 차례 침범하는 등 중국 정부의 대만을 향한 공격적 언사와 행동이 늘어나고 있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앞으로 몇 달 새 중국 정부가 대만을 압박하는 공격적 조치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본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으며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는 서방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가을 3선 연임을 위한 정지 작업을 하는 것도 긴장을 높이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펠로시 의장 본인의 신변과 중국의 대응 모두 우려하고 있다. 최근 2년새 중국의 경제가 악화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해진 시진핑 국가 주석이 3선 연임을 위한 중요 정치 행사를 앞두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정치적 승리의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방문 여부를 최종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그가 의회대표단과 함께 방문할 것이라는 분위기는 한참 무르익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방문이 미국의 대만 정책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거듭 비난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26일 중국군은 "외부 세력"이 대만 독립을 장려하는 경우 "결연히 주권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탄 커페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구체적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하며 펠로시가 대만을 방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계속 일을 벌인다면 중국군이 그냥 지켜보지 않을 것이며 외부세력의 개입과 분리주의자들의 '대만 독립' 계획을 분쇄하고 국가 주권과 영토를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날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 권력 승계 서열 3위로 그의 해외 순방에 미 정부가 특별한 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를 위해 방문 지역과 환경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진지하게 임무를 수행한다"면서도 펠로시 의장이 아직 대만 방문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국자들은 막후에서 펠로시와 주변 인물들에게 방문에 따른 위험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지난 주 대만 및 주변 지역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 대해 펠로시 의장에게 브리핑했다. 브리핑에는 백악관 당국자들도 참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주 미 군당국이 펠로시 의장이 방문하는데 우려한다고 흘렸다.
이에 대해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이 말한 것은 군이 내가 탄 비행기가 격추되는 상황을 말하는 것같다.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대만 방문은 의장이 결정할 일이다. 우리는 당연히 그가 어디를 가든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보하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분명 도움이 안되며 불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긴장을 고조하는 발언을 할 이유가 없다. 재차 강조하지만 그로 인해 충돌이 일어나선 안된다.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 방어 지지의 우리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아무리 말이라도 긴장을 고조시킬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당국자들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시주석이 차기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3연임을 모색하는 민감한 시기에 이뤄지는 것을 우려한다. 공산당 당국자들은 앞으로 수주 동안 전당대회 개최 정지작업을 하면서 중국 지도부가 강력하다는 걸 과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당국자들은 또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정치 상황을 정확히 알 지 못해 펠로시의 방문을 오해할 수 있다고 본다. 당국자들은 중국이 바이든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민주당 소속이기에 펠로시의 방문이 정부 당국자의 방문이나 마찬가지인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미 공화당 정치인 다수가 오래 전부터 중국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며 펠로시 의장이 방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폼페이오는 이번 주 "낸시, 나도 함께 가겠다. 나는 중국은 입국 금지지만 자유를 사랑하는 대만은 아니다. 그곳에서 봅시다"라고 트윗했다.
펠로시는 예전부터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지난달 천안문 광장 사태 기념일을 맞아 사건 발생 2년 뒤 천안문 광장에 "중국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을 위해"라는 현수막이 걸리도록 자신이 지원한 사실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주 바이든 대통령과 시주석 통화에서 대만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월 시주석과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도록 설득했다. 당국자들은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위반하고 무기를 지원하는 지를 주시해왔다.
커비 조정관은 26일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전세계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대만에 대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들은 펠로시 방문에 따른 위험이 일부 있다고 본다. 당국자들은 펠로시 의장 방문 직전 중국이 대만에 비행금지구역을 선포해 이 지역 긴장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그보다는 중국 전투기의 대만 비행식별구역 침입이 훨씬 증가해 미국이 대만과 새로운 대응 방안을 논의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당국자들은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 방문을 하지 말도록 공식 요청할 계획이 없지만 방문이 초래할 위험을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이들은 펠로시 의장을 조용히 설득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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