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사기 당하자 돌변..10억 사기친 대부업자 '징역 3년'

재판부 "타인에게 책임 떠넘기고 피해 회복도 안 해"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수십억대 사기 사건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돌변한 대부업자가 실형에 처해졌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7월부터 2017년 10월18일까지 피해자 6명을 속여 이들로부터 총 9억9000만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마치 자신이 월 순수익 1억원 정도의 재력가로서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고, 돈을 차용하면 이를 매우 안정적인 구조의 자금 대출에만 사용할 것처럼 허풍을 떠는 식이었다.

그러나 당시 A씨는 한 동료로부터 30억원 상당의 사기 피해를 당한 상태였던 데다 피해자들에게 뜯어낸 돈을 신용카드 결제대금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속칭 돌려막기 방법으로 채무를 변제할 생각 뿐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들에게 사기 피해를 당한 사실을 설명한 뒤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렸을 뿐 피해자들을 기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그와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피해자들이 별다른 물적 담보 등도 없이 피고인에게 수억원에 이르는 돈을 빌려줬다는 것은 쉽사리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죄책이 무거움에도 새 대부업 동료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을 뿐"이라며 "남은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이나 조치를 취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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