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처칠과 동급이요".. 英, 젤렌스키에 '처칠상' 수여

김태훈 2022. 7. 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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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이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국 정부로부터 '처칠 리더십상(賞)'을 받았다.

당시 그는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투쟁을 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선 영국의 저항에 비유하며 "나치가 당신의 나라를 빼앗으려 할 때 당신은 나라를 잃고 싶지 않았고, 영국을 위해 싸워야 했다. 우크라이나인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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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침공 맞서 용기와 저항 정신, 위엄 보여줘"
젤렌스키 "처칠과 英처럼 우크라도 승리할 것"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이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국 정부로부터 ‘처칠 리더십상(賞)’을 받았다. 이 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나치 독일과 싸워 이긴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1874∼1965)에 버금가는 용기와 지도력을 발휘한 이를 기리고자 제정됐다.

26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오른쪽)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화면 속)에게 ‘처칠 리더십상’을 수여하고 있다. 존슨 총리 SNS 캡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6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한테 처칠 리더십상을 수여했다. 영국 총리실은 “푸틴의 야만적 침략에 직면해 믿을 수 없는 용기과 저항 정신, 그리고 위엄을 보여줬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영국은 언제나 우크라이나 편”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상 소감에서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처칠의 시대에 영국이 승리한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역사가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표해 수상에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올해 2월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전면전을 개시했을 때만 해도 서방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선 “우크라이나가 채 사흘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벌써 5개월 넘게 선전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도력에 힘입은 바 크다. 그는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외국에서 반격의 기회를 도모하라”는 미국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수도 키이우에 남아 직접 전쟁을 지휘하는 길을 택했다. 군(軍)을 상징하는 올리브 빛깔의 녹색 셔츠를 입고 자신이 우크라니아군의 통수권자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과 로켓이 연일 키이우와 인근 지역을 강타하는 와중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며 우크라이나 정부, 그리고 군대의 건재함을 알리고 항전을 독려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을 기리는 각종 기념사업을 주관하는 국제처칠협회(ICS)가 처칠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만든 이미지. 국제처칠협회 SNS 캡처
그는 특히 미국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상당한 성과를 얻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개전 직후인 지난 3월8일 영국 하원에서 실시한 화상 연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외교력이 돋보인 무대로 꼽힌다. 당시 그는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투쟁을 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선 영국의 저항에 비유하며 “나치가 당신의 나라를 빼앗으려 할 때 당신은 나라를 잃고 싶지 않았고, 영국을 위해 싸워야 했다. 우크라이나인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가 처칠의 연설을 인용해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숲에서, 들판에서, 해변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싸울 것”이라고 했을 때 영국 하원엔 감동의 물결이 일었으며, 일부 의원은 울컥한 나머지 눈물을 보였다. 이번에 젤렌스키 대통령한테 수여된 상이 처칠의 이름을 딴 상이란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국은 2차대전 당시 영국, 소련(현 러시아), 중국, 자유프랑스 등 동맹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던 ‘무기대여법’을 81년 만에 부활시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중화기를 무한정 공급키로 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인도돼 실전에 배치된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가 대표적이다. 다연장로켓발사대(MLRS)를 장갑 트럭 위에 얹은 형상인 하이마스는 MLRS 특유의 막강한 화력과 정밀한 타격 능력에 고속의 기동성까지 추가된 장비다. 사거리도 80㎞가 넘어 러시아군 젊은 장병들을 닥치는 대로 불태워 지옥에 보내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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