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 낯설지만 매력적.. 드라마 계기로 더 살만한 세상 됐으면"

박세희 기자 2022. 7. 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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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어느 날, 제작사 분들이 찾아와 영화 '증인' 속 '지우'가 변호사가 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봤어요. 그리고 그게 16부작 드라마가 될 수 있겠냐고. 할 수 있다고 대답했죠. 그게 이 드라마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만약 제가 자폐인이거나 제 가족이나 지인이 자폐인이라면 저도 '우영우'를 보는 게 불편했을 것 같다. 볼까 말까 고민도 많이 했을 것"이라며 "불편하게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가슴 깊이 공감한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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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채널과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문지원 작가가 26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미소를 짓고 있다. ENA 제공

■ 드라마 ‘우영우’ 문지원 작가

“보기 불편?… 공감할 수밖에

여러 이야기들 진지하게 경청”

“3년 전 어느 날, 제작사 분들이 찾아와 영화 ‘증인’ 속 ‘지우’가 변호사가 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봤어요. 그리고 그게 16부작 드라마가 될 수 있겠냐고. 할 수 있다고 대답했죠. 그게 이 드라마의 시작이었습니다.”

영화 ‘증인’ 속 자폐 소녀를 그렸던 문지원 작가는 26일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의 시작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천재 변호사 우영우의 모습은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문 작가는 “자료 조사를 하면서 독특한 사고방식과 엉뚱함, 정의감, 올곧음, 특정한 관심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 등 자폐인이 가진 많은 특성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깨닫고 놀랐다. 그런 부분에 굉장한 호감을 느꼈고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영우의 비범함과 사랑스러움이 극대화되면서 오히려 실제 자폐인의 가족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만약 제가 자폐인이거나 제 가족이나 지인이 자폐인이라면 저도 ‘우영우’를 보는 게 불편했을 것 같다. 볼까 말까 고민도 많이 했을 것”이라며 “불편하게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가슴 깊이 공감한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다”고 전했다.

문 작가는 그러면서 “만약에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살 만한 곳,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건 우리 드라마라기보다는 우리 드라마를 계기로 해서 쏟아져 나오는 여러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저도 우리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이야기를 최대한 겸허하고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 ‘우영우’를 더욱 다채롭게 만드는 것은 우영우의 주변 인물들이다. 문 작가는 “‘최수연처럼 살자, 권민우처럼 살지 말자’ 이런 말을 하려고 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준호 역에 대해 “고민을 가장 많이 했던 캐릭터 중 하나다. 강태오 배우가 ‘고양이를 산책시키는 사람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무릎을 칠 만큼 깊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우영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돕는 정명석 역에 관해선 “제가 생각하는 40대 초반의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멋진 점을 많이 넣었다”면서 “권민우 역은 작명할 때 ‘권력에 민감한 친구’라는 점을 넣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드라마가 순두부 계란탕 같은 힐링 드라마긴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야심과 도전이 들어있다고 생각해요. 예민한 소재와 낯선 형식 등.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직접 감정이입을 해서 같이 울고 웃고 설레기도 하고 가슴 아파하기도 하는 건 기적이죠. 앞으로 더 정신 똑바로 차리고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웃음).”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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