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때문에 못살겠다"..민노총 20차례 시위에 성난 주민들

김동현 2022. 7. 2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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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민노총 화섬노조 SPC 본사 앞에서 7개월간 주·야간 집회 20여차례 개최
대규모 집회 소음으로 인근 주민·상인들 고통 가중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1. 서울 양재동 한솔로이젠트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요즘 아이가 잠을 설쳐 걱정이다. A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열리는 민노총의 집회 소음으로 아이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다"며 "울고 깨기를 반복하는 등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 개월 째 주민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시위를 하기 때문에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2. 서울 양재동 말죽거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씨는 민노총 집회가 있는 날이면 장사 걱정이 더 커진다. B씨는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시위만 시작되면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소음 때문에 시끄럽다고 나가버린다"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상인들은 대체 어디에서 보상 받아야 하느냐"고 밝혔다.

서울 양재동 SPC 파리바게뜨 본사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이 연이은 집회 소음으로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식품노조는 지난해 12월 29일 SPC 본사 앞에 불법 시설물을 설치한 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곳에서 대규모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진행한 시위 유형만도 투쟁 선포식, 단식돌입 기자회견, 공동행동 결성 및 시민행동 선포식, 불매 행동 동참 기자회견 등 16회에 달한다. 야간 집회도 3회 이상 진행했을 정도다.

집회 성격이 아닌 촛불문화제는 더 자주 열린다. 촛불문화제는 일몰 후 옥외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법 조항을 피하기 위해 문화제 형식으로 여는 시위다. 화섬노조 뿐 아니라 민노총 산하 다른 노조원들이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

저녁 6시 이후부터 촛불집회에 참가한 노조원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자신들의 요구를 담은 구호를 외치며 SPC그룹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SPC 본사 앞에서는 사실상 매달 수 차례씩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셈이다.

특히 SPC 본사 맞은 편에 위치한 한솔로이젠트 아파트 주민들의 집회 소음 피해는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민노총 집회 소음으로 정신적 피해가 크다고도 호소한다.

한솔로이젠트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밤에 노조원들이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는 소리가 상당히 크게 들리기 때문에 관할 구청에 소음 신고까지 했는데 아무 것도 바뀌는 것이 없었다"며 "주민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는 민노총 노조를 비판하는 주민들이 한 둘이 아니다"고 전했다.

실제 이 아파트 입구에는 '화섬노조 때문에 못살겠다. 아침 저녁으로 시위대 확성기 소리가 당신네들은 안들리는가?', '화섬노조 시위 때문에 못살겠다. 입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같은 노조 비판 현수막이 걸려 있다.

또 다른 아파트 거주자는 "민노총 노조원들이 만약 자기 집 앞에서 누군가 저렇게 시끄러운 시위를 연이어 한다면 그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SPC 본사와 다소 거리가 있는 양재동 말죽거리 상권에까지 소음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이 곳 상권은 양재역 5번 출구에서 200m 거리로 식당과 주점 등이 밀집해있다.

대부분 서민들이 거주하는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으로 오래전 지은 건물들이 많아 민노총 시위 소음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최근 말죽거리 인근 주민들은 SPC 본사 앞에서 열리는 민노총 집회 소음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 두 번이면 참고 넘어가겠는데 6개월이 넘도록 반복적으로 열리는 집회로 피해가 크다는 목소리다.

말죽거리의 한 빌라촌에 거주하는 주민은 "하루가 멀다하고 울리는 집회 소음으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받는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밤에도 집회를 벌이는 민노총의 행태는 너무 지나치다"고 말했다.

말죽거리 일대 상인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상인들은 민노총의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날이면 손님들이 소음 때문에 자리를 떠나는 경우가 많아 장사가 너무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 곳의 한 상인은 "민노총 노조원들이 저녁 시간에 대규모 집회를 하는 날이면 가게가 텅 빈다"며 "소음이 워낙 시끄럽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상인은 "촛불문화제라는 행사가 열릴 때마다 저녁 매출이 급감하는데 우리는 누구한테 찾아가 시위를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한편 민노총 화섬노조 소속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은 2018년 SPC그룹이 자신들과 약속한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12월부터 SPC그룹 본사에서 반복적으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스의 노조 주도권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에 빼앗기는 과정에서 사측이 노조 파괴에 가까운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에 대한 보상을 주장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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