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어보 담는 귀한 상자 돌아왔다..19세기 제작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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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보(御寶)는 왕과 왕비의 덕을 기리거나 사후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만든 의례용 도장으로, 재질에 따라 금보와 옥보 등으로 나뉜다.
왕실의 혼례나 책봉 등 궁중의식을 하며 제작한 어보는 그 주인이 숨진 뒤에는 역대 국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 보관했다.
재단 관계자는 "보록은 인장함과 같이 많은 이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량 제작한 것이 아니라 왕실 의례에 따라 왕과 왕비를 위해 제작했기에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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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의례 따라 왕·왕비 위해 제작.."왕실 정통성·역사성 상징"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어보(御寶)는 왕과 왕비의 덕을 기리거나 사후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만든 의례용 도장으로, 재질에 따라 금보와 옥보 등으로 나뉜다.
왕실의 혼례나 책봉 등 궁중의식을 하며 제작한 어보는 그 주인이 숨진 뒤에는 역대 국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 보관했다. 영원히 나라와 왕실을 지키는 상징이 된 것이다.
이런 어보를 보관하는 상자인 '보록'이 나라 밖을 떠돌다 돌아왔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글로벌 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을 받아 이달 12일 영국의 한 업체로부터 보록을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27일 밝혔다.
기록 등에 따르면 어보는 통상 내함인 보통, 외함인 보록에 담겨 보관돼 왔다. 어보를 제작할 때 보록을 함께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전에 만든 것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들어온 보록은 가로 23㎝, 세로 23㎝, 높이 27.5㎝ 크기의 상자다.
목재에 가죽, 명주 등을 써서 만든 이 보록은 상단 손잡이가 거북이 모양이다. 뒷면 경첩의 아래쪽이 길고 내부에 무문 명주를 사용한 점 등을 볼 때 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록의 각 모서리에는 일종의 장식인 '모싸개'도 있는데, 아래쪽이 긴 경첩이나 모싸개는 조선 후기인 1800년대 이후에 제작된 보록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재단은 지난해 12월 이 보록이 거래된다는 정보를 입수해 급히 환수 작업에 나섰다.
당시 이 유물은 영국에서 고미술을 거래하던 한 법인이 경매에서 낙찰을 받아 판매 협상 중이었다.
경매에 나오기 전에는 영국에 살던 개인이 소장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해당 법인은 구매를 희망하는 측과 구체적인 조건을 논하며 협상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조선왕실의 문화재인 보록을 국내로 꼭 들여와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법적 검토를 거쳐 매입을 추진했고, 해당 업체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유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
거래 정보를 확인해 매입 여부를 검토·결정하고 품에 안기까지 7개월 정도 소요된 셈이다. 통상 문화재 평가나 검토에만 수개월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환수 사례다.
재단 관계자는 "보록은 인장함과 같이 많은 이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량 제작한 것이 아니라 왕실 의례에 따라 왕과 왕비를 위해 제작했기에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그간 '문화재 지킴이' 역할을 해왔던 라이엇게임즈는 이번에도 큰 힘이 됐다.
라이엇게임즈는 2012년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은 뒤 조선시대 불화인 '석가삼존도', 항일 의병장 척암 김도화의 '척암선생문집(拓菴先生文集) 책판' 등 5건이 돌아오는데 도움을 줬다. 보록까지 포함하면 6건째다.
이번에 돌아온 보록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관리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종묘에서 이관된 보록과 인록(왕세자와 왕세자빈, 왕세손 등의 도장을 담은 상자) 총 312건을 소장하고 있다. 현존하는 보록은 모두 1600년대로부터 순종대까지 300여 년에 걸쳐 제작된 것이다.
이번처럼 보록만 발견된 경우에는 주인을 밝히기 위한 추가 조사·연구가 필요할 전망이다.
보록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를 통해 8월 중 공개한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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