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음료 17잔 돌려줘"..'발암물질 증정품' 눈감은 스타벅스
[앵커]
음료 17잔을 마셔야만 받을 수 있는 스타벅스 증정품입니다.
여기서 1급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습니다.
우리는 돈 쓰고, 시간 쓰고, 발암물질을 얻은 셈입니다.
그런데도 스타벅스는 눈감았습니다.
알면서도 이벤트를 계속 진행했습니다.
YTN은 가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제보를 받고 일찍이 연구기관에 성분을 의뢰했었는데, 갑자기, 시험할 수 없겠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황윤태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기자]
YTN이 검사를 의뢰한 직후, 연구기관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스타벅스 가방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는 글을 올려 파장이 커졌던 겁니다.
[FITI 시험연구원 관계자 : 어떠한 결과를 내더라도 지금 굉장히 입장이 난처한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판단이 좀 들었던 게 사실이고요.]
스타벅스는 이런 정황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방 제조사는 국가공인시험기관 여러 곳에 검사를 의뢰했는데 제품 일부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 사실을 스타벅스에 알렸습니다.
[FITI 시험연구소 관계자 : 저희 일정 부서가 해당하는 업체랑 거래가 있는 상황이더라고요. 저희가 지금 명확하게 말씀을 드리기가 어려운 게…. 명확하게 말씀을 드리는 건 검출 안 된 것도 있습니다.]
게다가 스타벅스 측은 이벤트 시작 전에 가방에 대한 성분 검사 결과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 측은 가방에 적용되는 포름알데히드 허용 수치가 정해진 게 없어 검출 사실을 알고도 회수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국가공인시험기관에 다시 성분 검사를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스타벅스는 논란이 불거진 후에야,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무료 음료 석 잔으로 바꿔주겠다"고 나섰습니다.
소비자는 이 증정품을 받기 위해 음료 17잔을 사서 마셨답니다.
기업의 이미지는 기대치가 높은 만큼 실망도 큰 법입니다.
기대치가 높아서 또 우려되는 게 바로 '물가'입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물가가 이만큼 오를 것 같다'는 소비자들의 생각을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이번 달 4.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어요.
한국은행이 이 기대치 눌러보겠다고 사상 첫 금리 빅스텝을 밟았던 건데, 효과가 없었네요.
이제 현실을 직시해보죠.
물가 기대치를 꺾지 못했으니, 물가는 더 오를 테고, 그럼 소비심리는 더 얼어붙을 겁니다.
그래프로 확인해보겠습니다.
강희경 기자입니다.
[기자]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지난 13일) :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는 이 상황은 경기와 관련 없이 물가 먼저 잡아야 하기 때문에 물가 우선으로 갈 수밖에 없다….]
반면, 소비심리는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입니다.
이번 달 소비심리지수는 86으로, 지난달보다 10.4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인데 비관적 심리가 더 커진 겁니다.
특히 생활형편과 전망, 가계수입 전망과 경기전망 등 소비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한 달 전보다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정환 /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물가 상승의 효과로 사람들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많이 약해졌다, 이에 따라 수요가 많이 위축됐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고요. 긴축적 통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수요를 위축시키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앵커]
한덕수 국무총리가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LH의 기강해이를 지적했습니다.
앞서,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LH의 풍경을 전한 기사가 나왔었거든요.
주요 간부들의 사무실, 하나같이 부재중이었습니다.
LH 본사는 경상남도 진주에 있습니다.
간부들이 이르면 목요일부터, 대부분은 금요일 오후부터 부재중인 이유는 따로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 짐작하시리라 믿습니다.
이 증언들도 보탤게요?
LH 임대아파트 재도장 사업에서 700억 원대 재하청을 수주한 업체가 부실시공을 남발했다는 내용을 보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700억 원대 사업을 따낸 사람.
업계에서는 'LH 박'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부실한 공사를 계속 하는데도, 재하청은 계약 상 금지돼 있는데도,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LH 직원들이 눈감아 줬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이준엽 기자입니다.
[기자]
[시공 참여 재하청업체 전 직원 : 지하주차장 바닥을 했던 전문 업체가 아니니까 경력이 전혀 없었어요. 전혀 모르니까 페인트 업체에 전화해서 시공법에 관해 물어보고 대충 듣고 (시공했죠.)]
LH 직원들은 이런 부실시공 정황을 뻔히 알고도 바로잡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특히 계약상 금지된 재하청 정황을 LH 직원들이 눈감아 줬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다른 업체가 맡은 작업 현장을 같은 현장책임자가 모두 안내하고 작업자 명단마저 똑같은데도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겁니다.
[시공 참여 재하청업체 전 현장소장 : ○○공영에서 이 두 개 현장을 모두 가져갔었고. 2단지에서 했던 사람들도 3단지로도 노임이 신청됐었고. 2단지에서 검수 끝나고 3단지로 곧바로 건너간 거죠.]
LH와 사업을 수주한 업체들 회의에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된 재하청업체 박 대표가 직접 참석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계약상 재하청 자체가 불가능한데 버젓이 LH가 주재한 회의에 참석한 겁니다.
당시 회의 참여 업체들이 수주한 재도장 사업은 모두 박 대표가 재하청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LH ○○지역본부 부장 : (재하청업체 대표가 회의 자리에) 온 거를 뭐 제가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뭐 직원이 따라서 온 거로 알고 있었는데 그거에 대해서 왜 그렇게 얘기하시는 겁니까?]
LH는 직원들이 부실시공과 편법 재하청을 알고도 눈감았다는 의혹에 대해 전수점검에서 증거가 드러나면 조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은행들의 횡령사고 소식입니다.
우리은행 697억 원부터 시작해서 농협은 상반기에만 9건의 횡령사고가 있었네요.
드러난 게 이 정도입니다.
이런 뉴스 전할 때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을 때가 있어요.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들어보셔요.
우리은행의 한 차장급 직원이 있어요.
전 모 씨는 2019년에 "외부 기관에 파견 간다"고 말하고 1년 넘게 출근을 안 했습니다.
1년 동안 우리은행은 몰랐습니다.
10년에 걸쳐 700억 원 가까이 횡령했는데도 우리은행은 몰랐습니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 건, 직원을 믿었던 우리은행이 아니라 은행을 믿고 돈을 맡겼던 시민들입니다.
권남기 기자입니다.
[기자]
1년 넘게 무단결근을 한 건데, 전 씨의 보고만 믿고 있던 우리은행은 최근 금융당국의 조사 과정에서야 속았단 걸 알았습니다.
[이준수 / 금융감독원 부원장 : 파견 허위 보고 후 무단결근 하였음에도 근태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등 인사관리에 있어서 허점이 발견되었습니다.]
7백억 원 가까운 내부 횡령을 10년 동안 몰랐던 우리은행의 허술함, 이것뿐이 아니었습니다.
또, 내부 결재나 외부 공문은 전산 등록조차 안 됐습니다.
전 씨는 이런 빈틈을 횡령에 활용했습니다.
네 번이나 수기 결재를 통해 돈을 빼돌렸고, 공문을 위조해 출금 요청이 있는 것처럼 꾸몄으며, 은행장 직인까지 속여서 썼습니다.
[이원덕 / 우리은행장 (지난 5월) :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광주광역시에 있는 한 고등학교로 갑니다.
학생들이 해커처럼 선생님 컴퓨터에 악성 코드를 심어서 답안지를 빼돌렸습니다.
일부 학생의 비행이겠지, 싶으실 수도 있는데요,
이 학교는 2018년에도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시험지를 빼돌려 징역형은 선고받은 이력이 있습니다.
이 정도면 학교가 발칵 뒤집히고 보안을 강화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허술함은 4년 뒤에도 변함이 없었네요.
답안지 빼돌린 정황도 친구들의 신고로 알게 됐습니다.
오선열 기자의 보도 보시죠.
[기자]
경찰 조사 결과 A 군은 동급생 1명과 함께 교무실에 침입해 교사 노트북에 스스로 만든 악성 코드를 설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일정 시간마다 화면을 캡처하는 기능이 있어서, 저장된 이미지를 USB에 담아왔다고 합니다. 일단 네 과목 컴퓨터에 설치된 걸 확인을 했고, 추가로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A 군 등은 시험 출제 시기인 지난달부터 심야 시간만 노려 교무실 창문으로 들어가, 시험지와 답안지 파일을 USB에 빼돌렸습니다.
[학교 관계자 : 교실 공간 조성 사업으로 인해서 교무실 이동을 했어요. 이동하면서 (경보장치가) 미설치돼 있습니다. 학교 전체에 둘러싸고 있는 CCTV 전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확인 결과, A 군이 빼돌린 4과목 시험 성적은 대부분 고득점이었습니다.
1과목에서만 4개를 틀렸는데, 시험 출제 후 정답이 바뀐 문제였습니다.
[조미경 / 광주광역시교육청 장학관 : 학생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안내한 다음에 그리고 결정하는 모든 것, 어떤 과목을 재시험 볼 건지 아니면 말 건지, 모든 부분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결정하도록….]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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