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와 남학생 부적절 관계..이수정 "업무방해 확률 훨씬 높아"

/사진=KBS '크리스탈마인드' 갈무리

최근 한 여교사가 고등학생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이 사건은 성범죄로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지난 26일 KBS '크리스탈마인드'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만 18세까지 보호하는 아동복지법이 적용되지 않는 이상 성범죄로는 처벌이 어렵다"라며 "재판부 판례를 보면 아동복지법 적용을 잘 안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구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같은 학교 남학생과 성관계를 맺어 경찰이 수사 중인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던 바 있다. 이 교사는 남학생의 성적 조작 의혹도 받고 있다.

해당 남학생이 '고등학생'이라서 형법에서 보호하는 미성년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성범죄 처벌'이 불가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미성년자의제강간죄에 따르면 성인이 만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를 간음 또는 추행할 경우 유기징역으로 처벌받는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강간 요건은 동의 여부가 아닌 폭력이나 협박"이라며 이번 사건을 두고 "강압에 의한 성관계가 아니다"고도 평가했다.

성범죄로 처리가 어려운 대신 업무방해 혐의는 적용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여교사가 학교생활기록부 수행평가를 담보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이 사건은 5년 이하의 징역,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인 업무방해로 징역형이 나올 확률이 훨씬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앞서 알려진 20대 공부방 여선생이 당시 중학생이었던 남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확인된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루밍(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 성범죄"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당시 15살이었던 A군에게 공부방 선생 B씨(28)는 "사랑한다", "결혼하자"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테스트기를 해봤는데 임신 아님"이라는 등 성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메시지도 보냈다. B씨의 범행은 결국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한 A군의 실토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비슷한 사건에서 무혐의가 난 사건도 있다"며 "둘이 사랑하는 관계여서 교사와 학생 간의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해 범죄로 성립이 안 된 판례도 있다. 이 사건도 끝까지 연인이라고 주장하면 학생이 15세이다 보니까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군이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법상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죄가 성립되는 '13세 미만' 연령이 아닌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교수는 "여교사와 남학생 사이 일어난 일이다. 남교사와 여학생 사이 일어난 일이라면 전형적으로 성범죄라고 취급했을 것"이라며 "성범죄 기준은 폭력과 협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B씨와 같은) 그루밍 성범죄자들은 일반적으로 성격 장애를 함께 갖고 있다"며 "상대를 신뢰하기보다는 욕망의 해소 도구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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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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