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권성동 '이준석 뒷담화' 문자에..국힘 게시판 '부글부글'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문자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자 당원 게시판에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권 대행의 문자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된 지난 26일 오후 6시경부터 27일 오전 8시까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문자 내용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700여 개가 넘게 올라왔다.

당 지지자들은 권 대행의 부적절한 행위를 비판하는 동시 이준석 대표를 옹호했다.

게시글을 작성한 한 당원은 "권 대행은 당장 직에서 물러나라. 당의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은 퇴출되어야 한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다른 당원은 "이준석 대표가 팽당한 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대통령도 저런 표현을 해서 안 됐다"고 적기도 했다.

27일 오전 국민의힘 게시판에 올라온 항의 게시물. [사진 = 국민의힘 게시판 캡처]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이라는 표현에 실망한 당원들도 더러 있었다.

한 당원은 "윤석열 대통령 실망이다. 이준석 대표를 쫓아내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깊게 관여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당원은 "진정한 '내부총질'은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작년부터 준비한 거 아닌가. 이 대표가 왜 발버둥 쳤는지 이해간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문자에 국민의힘 2030 청년 정치인들도 실망하는 눈치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을 믿었다. 세대를 통합하고 세대교체의 교두보가 되어줄 시대의 리더라고 믿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이준석 대표의 투쟁, 그 과정에 많은 부침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그것이 '내부 총질'이라는 단순한 말로 퉁칠 수 있는 것이었나"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쓴소리, 그로 인한 성장통을 어찌 내부 총질이라 단순화할 수 있나"라며 "무엇을 위해 매일 밤을 설쳐가며 이토록 조급하게 뛰어온 것인지"라고 적었다.

지난 26일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글. [사진 = 신인규 상근부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전날(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도자의 정직, 지도자의 의리, 지도자의 처신, 지도자의 그릇"이라는 네 줄짜리 글을 적었다.

한편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사진은 지난 26일 국회사진기자단이 오후 4시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찍은 것이다. 당시 권 대행은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으며, 기자단이 이를 포착했다. 해당 사진에는 '대통령 윤석열' 표시된 발신자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며 이준석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문자를 보냈다.

해당 문자 메시지 사진이 공개되자 권 대행은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