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동영상 싫다".. 틱톡 따라하다 후폭풍 맞는 페북과 인스타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2. 7. 2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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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성장세를 극복하기 위해 짧은 동영상 중심 사업을 확장하는 메타(옛 페이스북)가 짧은 동영상 플랫폼의 대표 격인 중국의 틱톡을 따라하다 후폭풍을 맞고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틱톡처럼 변하는 인스타그램에 대해 반발하자,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가 직접 나서 해명 동영상을 올렸다.

자신의 트위터에 인스타그램 변경 사항을 소개하는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 /트위터

26일(현지시각)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인스타그램의 최근 변경 사항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동영상에서 “사용자들이 (틱톡과 같은) 전체 화면 모드의 게시물 피드를 보고 있다면 이는 테스트일 뿐”이라며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틱톡과 비슷한 사용 환경을 만들었지만 아직은 수정할 게 많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인스타그램이 사진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동영상을 보고, 공유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고, 우리는 이러한 흐름에 맞출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점점 더 비디오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담 모세리 CEO가 직접 인스타그램의 변화에 대해 밝힌 것은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인스타그램의 변화에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유명 인플루언서인 카일리 제너와 그의 언니인 킴 카다시안은 하루 전인 25일(현지시각) “인스타그램이 라이벌인 틱톡을 모방하고 있다”며 “인스타그램은 인스타그램 답게 만들어라”고 했다. 이들은 “난 틱톡 영상이 아닌 친구들의 귀여운 사진을 보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억6000만명인 인플루언서 카일리 제너. /인스타그램

두 사람은 인스타그램에서 각각 3억6000만명, 3억26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이들의 주장은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도 올라와 현재까지 15만8000여명이 동의했다.

유명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15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새로운 앱 환경에 반대하면서 인스타그램은 사용자 손실이라는 위기를 맞게 됐다. 만약 인플루언서인 카일리 제너와 킴 카다시안이 인스타그램을 떠나면 이를 팔로워하는 수많은 사용자까지 함께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인스타그램이 틱톡처럼 짧은 동영상 중심으로 앱을 바꾸고, 이를 광고와 연계할 것을 우려한다. 한 사용자는 “이제 인스타는 내 친구와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앱이 아니라, 인스타가 광고하고 싶은 모든 것을 보는 앱”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인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최근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자사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릴스를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예전보다 릴스의 짧은 동영상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더 많이 노출되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사용자의 반발이 있지만 메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움직임이라고 본다. 최근 페이스북은 활성 사용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작년 4분기 페이스북은 2004년 개설 후 처음으로 이용자가 감소했다. 반면 틱톡의 미국 내 사용자 수는 1억10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저성과자를 선별해 해고하는 방침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타가 전체 직원의 10%까지 해고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매출과 수익을 높이기 위해 성장성이 큰 짧은 동영상 플랫폼 사업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서비스업체 글로벌X의 테자스 데사이 연구원은 “오랫동안 페이스북 앱은 하락세를 그려왔다”며 “이건 하느냐 죽느냐의 상황이고, 페이스북은 플랫폼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도전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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