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대선·지선 승리는 文정부 덕분..당 혁신해야 총선 승리"[만났습니다①]
"尹정부, 전 정부와 비슷한 모습으로 국민께 실망"
"승리에 안주해선 여소야대 헤쳐나가기 어려워"
"정치, 권력을 향한 치열한 투쟁의 장"
[대담=이데일리 이승현 정치부장·글=배진솔 기자]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평가한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승리는 ‘문재인 정부 실정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지냈지만 정권과 충돌 끝에 정치권에 직행한 그다. 문 정부를 몸소 겪은 최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서는 문 전 정부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위원장이 지방선거 승리 이후 ‘정치 경력 4개월’차 만에 당에 꾸려진 혁신위의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받아들인 것도 이같은 이유다. 혁신위에서 당을 뒷받침해 ‘국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당’을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정파적 이익을 떠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정치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 하락에도 이 문제가 엮여 있다고 봤다. 최 위원장은 “(윤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힘들게 했던 부분들과는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길 기대했을텐데, 전 정부와 비슷한 인사 문제 등으로 실망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정부뿐 아니라 당도 마찬가지다. 이제 국민들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국민의힘에 대해 판단을 하고 있다. 당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총선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혁신위를 하는 이유도 당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다. 그는 “지금이 혁신위가 활동해야 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당이 계파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우선으로 두고 움직이는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31년간 판사 생활 동안 법조계에서 ‘원칙과 소신을 중요시하는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최 위원장인 만큼 이 말을 하는 모습에서도 굳은 심지가 드러났다. 그는 “당의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질 필요도 없고, 그럴 순 없다”며 “다만 우리 당이 보수의 가치를 좀 더 공유하고, 당의 정체성을 가지는 조직으로 체질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판사와 감사원장, 국회의원을 두루 경험했다. 어떻게 다른가.
△법관 생활을 하다가 감사원장이 됐을 때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떤 사안을 조사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결론을 내는 프로세스가 비슷했다. 정치는 완전히 다르다. 답이 없는 분야고 만들어가야 한다. 문제점 지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래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변화의 양과 질에 있어 굉장히 차이가 크다.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야 하고, 국정을 이끌어가는 분야라는 점에서 매력 있다.
- 당에 오자마자 혁신위원장을 맡았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국민들이 지난 정부 실정에 너무 힘들어 한 것이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한 가장 큰 원인이고, 새 정부 출범했으니 한번 밀어줘야겠다는 것이 지방선거 승리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하지만 2년 후 총선이 곧 다가오는데 우리가 승리하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 어렵다. 지난 정부 실정으로 두번의 선거 반사 이익을 누렸다면 이제는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의힘의 실력을 보여야 한다. 우리가 승리에 안주해서 그대로 간다면 여소야대의 국면을 헤쳐나가기도 어렵다. 지금 바로 우리 당의 노력을 보이는 것이 빠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 혁신위의 활동의 핵심은 무엇인가.
△모든 사람들이 다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의 혁신이라면 이미 다 반영이 돼 있었을 것이다. 반발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당 정비에선 큰 이의 없이 동의하겠지만 인적 쇄신과 관련해 반발이 있을 수 있는데, 혁신위는 반발을 떠나서 무엇이 당을 위해,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옳은 길이냐 이런 측면에서 논의해야 한다. 실질 변화를 줄 것이다.
- 혁신위 활동은 언제까지인가.
△활동 종료시까지 라고 했지만 연말 전, 올해까지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자주 모이기 어렵다. 이제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개시해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이다.
- 이준석 대표의 징계로 혁신위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혁신위의 결과물을 관철시켜야 할 텐데 어떤 전략이 있나.
당대표가 사고인 상태여서 혁신안의 최종 수용과 관련해 우려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혁신안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당과 국민을 위해 무엇이 옳고 바람직한가 논의하고 있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의 혁신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 밖에서 볼 때 정치권과 일원으로 보는 정치권은 어떻게 다른가
△양면이 있다. 저는 ‘우리나라 정치가 왜 저러냐’며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살던 사람인데, 들어와서 보니 개개인 의원들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긍정적인 면을 봤다. 안에 들어와서 보니 본인들의 정치적인 소신과 비전을 이루기 위한 전쟁터, 다시 말하면 권력을 향한 치열한 투쟁의 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 집권 여당으로서 아쉬운 모습들은 어떤 것인가.
△ 정부나 당의 지지율이 집권 초기부터 떨어지고 있다. 경제가 가장 큰 요인이다. 지금 우리가 겪는 경제적인 어려움은 전 정부 실정으로 인한 부분이 많지만 국민들은 당장 경제 사정이 나쁘면 현 정부에 불만을 가진다. 또 현 정부에게 잘하라는 질책이다. 이제 두 달 남짓 됐으니까 얼마든지 현재의 상태가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자극을 주고 반전을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까지 잘했다고 평가하는가.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국민들과 격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건 좋은 것 같다. 매일 도어스태핑하는 게 좋다는 건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동적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외교·안보 방향은 잘 잡고 가고 있다.
- 의원님이 꿈꾸는 대한민국은 무엇인가.
△가장 기본적으로 국가 안보가 튼튼해야 한다. 그게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이다. 또 우리 헌법 정신이기도 한데 국가가 개인의 자유와 창의에 간섭하지 않고 잘 발휘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낙오되는 사람이 없도록, 국가의 기능을 다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정파적 이익을 떠나 국민을 위해 서로 대화하면서 화합할 수 있는 정치권도 만들어져야 한다.
배진솔 (sincer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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