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29조원 추가 투자"..바이든 "이제 단지 시작일뿐"(재종합)

김정남 2022. 7. 2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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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바이든 미 대통령 면담
최태원 "반도체 등 220억달러 신규 투자"
바이든, 연신 감사 표해 "역사적인 발표"
바이든, 한국 재계 1~3위 오너들과 회동
"이제 시작"..한미간 기술동맹 이어질듯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SK그룹이 미국에 220억달러(약 28조 8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최태원 SK 회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통해 직접 투자 구상을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인 발표”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은 단지 시작일뿐”이라고 밝힌 만큼 한미 첨단기술 동맹은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TV 화면)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세번째)과 화상으로 면담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SK, 반도체 등 대미 공격 투자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19분부터 최 회장과 화상으로 면담했다. 최 회장을 비롯한 SK(034730) 경영진과 지나 레이먼도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백악관 루스벨트룸에 자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관저 집무실에서 이들과 화상으로 연결해 대화를 나눴다.

최 회장은 당초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으로 면담할 예정이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화상으로 전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최 회장을 “토니”(Tony)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보였고, “옆에 자리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최 회장은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곧바로 SK의 대미 투자를 직접 소개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생명공학 등에 220억달러를 새로 투자할 것”이라며 “우리의 협력은 중요한 기술 분야에 있어 두 나라의 공급망을 더욱 탄력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의 대미 신규 투자 중 150억달러는 미국 대학들과 연구개발 프로그램 협력, 첨단 패키징·테스트 시설 등 반도체 산업에 들어간다. 최 회장은 “전체의 절반을 반도체에 투자할 것”이라며 “미국의 첨단기술 산업 전체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했다. SK는 또 전기차 충전시스템, 녹색 수소 생산, 배터리 소재 등 녹색 에너지 산업에 50억달러를 더 투자하는 등 총 220억달러를 쓸 계획이다. 여기에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는데 투입하는 70억달러까지 하면 300억달러에 가깝다는 게 SK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미국 출장 기간 오는 2030년까지 52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 이날 발표는 520억달러의 일부다.

바이든, 최 회장에 연신 “감사”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인 일”이라며 “이런 선구자적인 발표는 미국과 한국, 또 동맹국들이 21세기 기술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SK의 투자에 연신 감사함을 표하면서 “미국이 해줄 게 뭐가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또 “미국 대학들은 엄청난 자산을 갖고 있다”며 “SK는 세계 최고의 훈련을 받은 노동자들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다음에 백악관에 올 때는 어떻게든 대통령 집무실에서 점심을 먹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농담조로 말하면서 “그래야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과거에는 이런 기술 투자가 중국으로 갔지만 이제는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미국은 첨단 기술의 핵심 목적지”라고 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성과를 과시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대기업집단의 오너와 따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한국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을 만났다. 한국 재계 서열 1~3위 오너들과 잇따라 회동한 것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어젠다인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첨단 산업과 맞물려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최 회장을 향해 “이것은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인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화상으로 면담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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