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美 반도체·배터리 등에 220억달러 추가 투자.. 바이든 "땡큐"

이윤정 기자 2022. 7. 2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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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서 화상 면담
작년 10월 발표한 520억달러 대미 투자 구체화
SK "국내 반도체 산업·소부장 기업에 긍정적
국내 179조원 투자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26일 오후(현지시각) 22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대미(對美)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SK그룹은 반도체·배터리·친환경 에너지·바이오 분야에 집중 투자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한미 양국의 경제협력을 한층 공고히한다는 방침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SK그룹 투자로 미국 일자리는 2025년까지 2만개가 늘어날 것”이라며 “역사적인 투자”라고 화답했다.

최 회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뤄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에서 “반도체·전기차(EV) 배터리·그린 에너지·바이오에 대한 주요 투자를 포함해 미국에서 220억달러를 신규 투자하겠다”며 “최근 EV 배터리에 70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포함하면 앞으로 300억달러(약 39조원) 가까이 투자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당초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 면담을 추진했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함께 백악관 내에 있되 다른 장소에서 화상을 통해 면담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원래대로라면) 당신의 오른 쪽에 앉아있었어야 했는데, 몇백야드 거리에 떨어져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면담에는 박정호 SK하이닉스(000660) 부회장, 유정준 SK 북미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 등 SK측 인사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조 바이든(왼쪽 스크린)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한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220억달러(약 28조8천억원) 규모의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 발표"라며 극찬했다. /연합뉴스

최 회장이 밝힌 이번 투자는 지난 10월에 내놨던 미국 투자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SK그룹은 2030년까지 5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은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에 70억달러만 투자할 계획이었는데, 이번에 220억달러를 조기에 투자해 총 290억달러를 바이든 행정부 기간에 집행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예정된 해외 투자액 중에선 절반 이상을 미국에 투자한다. SK그룹은 지난 5월 미래 신성장 동력을 위해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등 이른바 ‘BBC’ 산업에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약 68조원은 해외 투자분이다.

SK그룹이 단행키로 한 22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그린 에너지, 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집중 투입된다. 이 가운데 150억달러는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투자된다. 또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20억달러, 첨단 소형 원자로 등 그린 에너지 분야에 50억달러의 신규 투자가 단행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미 양국은 21세기 세계경제를 주도할 기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이 같은 협력은 핵심 기술과 관련한 공급망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K는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며, 더불어 미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으로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데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SK그룹이 22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단행할 경우 미국 내 일자리는 2025년까지 4000개에서 2만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SK그룹의 투자에 여러 차례 “땡큐”를 연발했다. 그는 “이 역사적인 발표에 대해 개인적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SK그룹의 투자는 미국과 한국이 21세기 기술경쟁에서 승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투자”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뒷모습)이 26일(현지시각)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백악관에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최 회장과 화상으로 면담을 진행했다./조 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캡처

SK그룹은 이번 투자가 국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반도체 R&D 투자는 단순히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만 그치지 않고,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로 이어져 결국에는 메모리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또한 SK그룹이 전기차 및 그린 에너지 분야에 대규모로 투자할 경우 SK와 협력 관계에 있는 한국의 소부장 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 진출과 국내 기업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계획한 전체 투자규모 247조원 중 179조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 역시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투자규모의 70%가 넘는 금액을 국내에 투자키로 한 것은 반도체와 같은 핵심 생산기반과 R&D 기반이 국내에 있는 만큼 국내 인프라 구축과 R&D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SK그룹 측 설명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훨씬 규모가 큰 국내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해외 투자도 함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번에 발표된 대미 투자 계획은 물론 이미 확정된 국내 투자 역시 흔들림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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