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비정규직 근로자의 눈물

차진영 기자 2022. 7.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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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부장

산업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없는 곳은 없다. 정규직이 많으면 인건비가 상승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하청업체나 협력업체를 통해 정규직이 하는 일을 시키게 되는데 이들 업체의 근로자는 임금이나 복지가 원청 직원들에 크게 못 미친다. 들어 온 문이 다르기 때문에 차별이 있어도 이를 바로잡지 않는다.

대우조선해양이 공권력 투입 없이 해결됐지만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여느 때와는 다르다. 파업을 일삼는 귀족노조와는 달리 대우조선해양 비정규직 근로자가 처한 상황이 애처로워 보였기 때문이었을 거다.

2016년 대우조선은 임금삭감 등 자구안 마련차원에서 원청은 물론 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을 크게 삭감했다.

하청노조측은 10년 넘게 조선소에서 일해 온 노농자의 연봉이 당시와 비교해 수 천 만원씩 줄은 반면 조선업계는 수주 호황과 물가상승 등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5년간 30% 하락한 임금의 회복과 전임자 노조활동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은 고점을 기준으로 한 임금원상회복 요구는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했고 원청은 하청업체의 문제라며 협상테이블에 앉을 생각도 없었다.

파업은 임금 4.5% 인상에 합의로 협상이 타결됐지만 손해배상과 징계 문제라는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파업이 있을 때 마다 불공정한 다단계 하청구조에 따른 임금이 원인이라고 지목하며 불합리한 인력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정작 답을 알면서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얼마 전 점심을 먹었던 한 식당에서 시간제 알바로 일하던 직원이 사장과 옥신각신 하다 눈물을 흘리며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3시간을 일해 3만원을 받아야 하는데 2만원을 줘서 계산이 잘못됐다고 하니 일을 못해서 3시간 시급을 못 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결국 주위의 도움을 받은 알바 직원은 만원을 더 받아가긴 했지만 서러워하며 멀어지는 뒷 모습은 잊을 수 없다.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경영자의 시선이 오로지 '일과 돈'일 뿐 협력자라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어떤 해결책이 나와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눈물은 마르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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