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최태원과 화상 면담.."SK 29조 투자, 역사적 발표" 극찬

김현 특파원 2022. 7. 27.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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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대면 면담이었지만 코로나 확진으로 화상으로 대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 대표단과 화상으로 만나 SK의 대미 신규 투자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SK그룹이 반도체와 바이오 등을 포함해 220억 달러(약 28조8420억원)의 대미 신규 투자를 발표한 데 대해 "역사적 발표(historic announcement)", "획기적인 발표(pathbreaking announcement)"라고 극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화상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최 회장이 220억 달러의 신규 투자 계획을 소개하자 이렇게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엿새째인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최 회장과 대면으로 면담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화상 방식으로 대신하게 됐다.

백악관 관저에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최 회장 등 SK그룹 인사들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백악관 회의실에 각각 자리해 화상 면담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을 통해 최 회장을 영어 이름인 '토니'라 부르며 인사를 나눈 뒤 "제가 당신(최 회장)의 오른쪽에 가까이 앉아야 했다. 제가 거기에 없어 사과드린다"면서 "전 겨우 200야드(180m) 밖에 안 떨어져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디스 위원장이 SK그룹의 신규 투자 발표를 위해 최 회장에게 먼저 발언권을 준다고 하자 최 회장에게 "그것은 큰 발표다. 필요한 만큼 시간을 가져라"고 했다.

이에 최 회장은 22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소개했다. 우선 연구개발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 등 반도체 산업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초고속 전기차 충전시스템과 배터리 재활용, 소형모듈원자로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 50억 달러, 나머지는 생명과학과 바이오 의약품 등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기존 SK가 발표했던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70억 달러 투자를 포함하면 앞으로 SK의 투자액이 3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발표가 끝나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은 큰 사업이다. 정말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제가 여러분과 직접 함께 있진 않지만 이 역사적인 발표에 감사드린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획기적인 발표는 미국과 한국, 그 동맹들이 (협력의 길로) 되돌아왔고, 21세기 기술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분명한 증거를 보여준다"며 "SK그룹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대기업이다. 제가 대통령이 된 이후로 미국에 상당한 투자를 해 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SK의 투자로 "2025년까지 미국 일자리가 4000개에서 2만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SK가 포드와 인텔과 같은 상징적인 미국 회사와 제휴를 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미국이 기업을 위해 개방돼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라고 치켜세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과 함께 백악관에서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 대표단과 화상으로 만나 SK의 대미 신규 투자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로 혁신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자신이 취임한 후 Δ50만개 전기차 충전소를 포함해 인프라에 1조 달러 이상 투자 Δ전기차와 첨단 배터리, 반도체 분야에 2000억 달러 이상의 민간 투자 Δ미국 전체 제조시설 신규 건설 116% 증가 Δ61만3000개의 제조업 일차리 창출 등이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발표가 미국이 다시 동맹들과 협력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며 "우리의 기술과 혁신을 결합함으로써 우리는 두 나라 모두에게 필요한 중요한 변화를 창출하는 기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자신의 방한시 삼성 반도체 공장 방문, 현대차의 110억 달러 신규 투자 발표 사실을 언급하면서 "과거에는 이런 종류의 기술 투자가 중국으로 갔다. (그러나) 오늘날 제 정부 하에선 이런 기술 투자가 미국으로 오고 있다. 미국은 첨단기술의 핵심 목적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과 대면 회담을 갖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을 거듭 표하면서 자신이 관저 발코니로 나가 소리를 질러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최 회장에게 "이 모멘텀을 지속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최 회장은 미국 내 인력 양성과 미국의 기관 및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촉진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제가 여러분께 약속드리고 싶은 것 중 우리가 계속해 교육적 측면에 투자를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세계에서 가장 잘 훈련된, 최고의 장비를 갖춘 노동자들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최 회장이 다음번에 백악관을 방문할 경우 강제로 자신의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같이하도록 하겠다고 고마움을 또 한 번 표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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