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장씩 팔렸었는데.." 이병헌·이승기 마스크팩 벼랑끝 몰린 이유

김은영 기자 2022. 7. 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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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이끌던 1세대 마스크팩 업체들
코로나19 장기화에 中 뷰티 트렌드 변화로 실적 악화

글로벌 뷰티 시장을 호령했던 1세대 마스크팩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트렌드 변화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한류 스타들을 앞세워 마스크팩 수억 장씩을 팔아 치우며 K-뷰티 리더로 부상했지만, 시장 변화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이은현

2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제이준코스메틱(025620)은 25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홍콩에 기반을 둔 투자회사 앰버캐피탈코리아를 최대 주주(14.47%)로 변경하고 손상훈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또 사업목적에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을 비롯해 광통신부품 제조 판매업, 화합물 반도체 소자 제조 판매업, 바이오 연료 판매업 등 15개 신사업을 추가했다.

1972년 6월 설립된 이 회사는 화장품 제조·판매를 주 사업으로 한다. 2010년대 들어 한류스타 박해진과 중화권 스타 판빙빙을 모델로 앞세워 중국 마스크팩 시장을 공략해 고속 성장했다. 2015년 80억원이던 매출은 3년 만인 2018년 1320억원으로 불었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후 중국의 한한령 조치의 영향으로 2019년 매출이 500억원대로 추락했다. 작년엔 매출 205억원, 영업손실 172억원을 기록했다.

앰버캐피탈코리아는 제이준코스메틱 지분 인수에 앞서 지난해 말 레이저 응용 전문회사 엘아이에스의 경영권 인수했다. 제이준코스메틱이 보유한 마스크팩 사업 역량 및 중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에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사드 사태 전 국내 면세점 화장품 코너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마스크팩 쇼핑을 하고 있다. /조선DB

리더스코스메틱(016100)은 지난 3월 한국거래소로부터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관리 대상 종목으로 지정됐다.

관리 대상 종목이란 상장법인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도의 유동성을 갖추지 못했거나, 영업실적 악화 등의 사유로 부실이 심화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할 우려가 있는 종목을 말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거래가 정지될 수 있고 신용거래가 금지된다.

이 회사는 1986년 김판길 전 회장이 설립한 골지 제조가공 판매업체 산성이 전신이다. 2002년 산성피앤씨로 상호를 변경해 이듬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후 2004년 장남 김진구 대표가 수장에 오르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년 리더스피부과 전문의들이 출자해 설립한 화장품 업체 리더스코스메틱을 흡수 합병하고, 2016년 사명을 리더스코스메틱으로 변경했다.

리더스코스메틱도 마스크팩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2016년 매출 1813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해 매출이 874억원까지 떨어졌다. 2015년만해도 영업이익률이 20%에 달했으나, 2017년 이후 줄곧 적자를 내는 중이다.

이 회사는 관리 종목에서 탈피하기 위해 실적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 베트남 등 해외 법인을 철수하고, 의료용품 및 의료기기 제조와 판매 사업을 시작하며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이에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신장했지만, 여전히 적자경영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해 중국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고, 내년에 의료기기 화장품을 출시해 새로운 동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이병헌, 김태희, 한효주, 김고은 등 한류스타를 기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JM솔루션. /지피클럽

JM솔루션을 운영하는 지피클럽은 상장 계획이 요원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2018년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로부터 7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올 초 투자금을 조기 상환했다.

김정웅 대표가 2016년 중국에서 창업한 지피클럽은 ‘꿀광 마스크’가 대박이 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했던 2018년 매출 5137억원, 영업이익이 203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0%에 달했지만, 지난해 매출 5354억원, 영업이익 52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0%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증시 입성을 추진 중이지만, 화장품 업계 투자심리 악화하면서 기업공개(IPO)가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올 상반기에는 20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유치에 나섰다가 거래가 불발되기도 했다.

이들 업체는 한류 열풍과 마스크팩 유행을 타고 중국 시장에서 고성장했다. 그러나 사드와 코로나19라는 연이은 악재와 로컬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된 현지 뷰티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하락세를 걷고 있다.

일각에선 복제가 쉽고 마진이 낮은 마스크팩에만 집중한 전략이 성장 둔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스크팩의 내용물은 고마진에 속하는 에센스지만, 마스크팩 제품이 되면서 중저가 제품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박종대 한국금융투자 연구원은 “설화수 윤조 에센스 60mL 1병의 가격은 7만원 정도인데, 에센스 20ml 정도 들어가는 설화수 마스크팩 1장의 가격은 8000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마스크팩은 화장품 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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