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행위, 극단선택으로 은폐.. 軍 '억울한 죽음' 40년 만에 밝혔다

김선영 2022. 7. 27. 06: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과거 군 당국의 은폐 또는 허위 수사로 인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던 군인들이 수십년 만에 한을 풀었다.

일례로 신병 비관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군이 종결 처리한 한 병사의 사망 원인은 직속상관의 반복된 폭언과 질책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40년 만에 밝혀졌다.

또한 1972년 4월에는 군 수사기관이 당시 최모 일병이 연인의 임신 사실과 가정 형편을 비관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허위 수사를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군사망규명위 30건 규명
국방부 장관에 명예회복 요청

과거 군 당국의 은폐 또는 허위 수사로 인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던 군인들이 수십년 만에 한을 풀었다. 일례로 신병 비관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군이 종결 처리한 한 병사의 사망 원인은 직속상관의 반복된 폭언과 질책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40년 만에 밝혀졌다.

26일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전날 제53차 정기회의를 열어 진상을 규명한 30건을 포함해 진정 41건을 종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군사망규명위는 일부 사례를 익명으로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1982년 11월 숨진 이모 이병의 경우에는 당시 군이 평소 지병으로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공수교육을 앞두고 공포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 이병은 선임병으로부터 적절한 업무 인수인계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보급서기병으로 근무하면서 직무수행에 큰 스트레스를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병은 직속상관인 중대장으로부터 업무 미숙을 이유로 지속해서 폭언과 질책을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당시 헌병대는 수사 과정에서 전우들로부터 이런 정황 진술을 듣고도 묵살했다. 뿐만 아니라 개인 처지를 비관해 자해했다는 허위 사실을 기재하는 등 사건을 은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1972년 4월에는 군 수사기관이 당시 최모 일병이 연인의 임신 사실과 가정 형편을 비관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허위 수사를 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 일병은 연애편지나 주변인 진술 등 연인 관계를 입증하는 어떠한 증거도 확인되지 않았고, 생활 환경이 곤궁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소속 부대의 병영 부조리와 관리 소홀이 최 일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해당부대에서는 ‘한여름 방한복 차림의 원산폭격’ ‘철모 위에 머리박기’ 등의 가혹 행위와 단체 기합이 만연했다. 또한 외출·외박·휴가 복귀 시에 야한 잡지를 사오라는 등의 부당한 지시를 하고 이를 어기면 ‘왕따’를 시키기도 했다.

군사망규명위 측은 “이 이병과 최 일병 등의 명예 회복을 위한 조처를 국방부 장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