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미래산업 투자 총력.. '빛고을'을 기회의 도시로" [민선8기 단체장에 듣는다]

한현묵 2022. 7. 2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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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시장 인터뷰
"복합쇼핑몰 조성 국비 지원 핵심은 상생
접근성 위한 도로 확충 결국 시민 위한 것
도로 닦고 트램 등 연결에 막대한 돈 필요
윤 대통령 공약이니 국비 지원 원하는 것"
"반도체산업, 정책·산업적 요소가 두 바퀴
윤석열 정부 균형 발전이라는 한쪽 무시
수도권 반도체 기업 인센티브 대폭 확대
이대로 가면 인력양성·투자 불균형 심화"
기회의 도시. 민선 8기 광주시정을 이끄는 핵심 키워드다. 지난 22일 광주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는 기회가 별로 많지 않은 도시”라고 안타까워했다. 강 시장은 지역에 일자리 기회와 교육받을 기회, 결혼할 기회 등이 많지 않아 생기는 게 공정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회가 많으면 조금 불공정해도 다른 기회가 있으니, 불공정 그 자체가 별 쟁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기회가 많은 도시, 강 시장이 꿈꾸는 광주다. 그는 우선 일자리 기회 확대를 위해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등 미래산업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은 강 시장과 일문일답.
강기정 광주시장이 22일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시정 슬로건이 ‘광주,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인데.

“2016년 독일 베를린 인근의 레겐스부르크라는 도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레겐스부르크 시장한테 어떤 도시냐고 물었다. 그 시장은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보다 일자리가 더 많은 도시’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전력산업 중심의 강소기업들이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한 거 같았다. 시정 슬로건처럼 내*일 빛나기 위해서는 시장과 공직자들이 변하고 발전해야 한다. 얼마 전 마이크로 의료로봇개발지원센터 착공식에서 의전부터 바꿨다. 야외에서 하는 착공식이 오후 2시인데 축사와 기념사가 너무 많았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데, 참석자들이 얼마나 고생할까를 생각했다. 그래서 한 명만 인사말을 하도록 하고 다른 인사들은 생략했다. 의례적인 행사보다는 투어를 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지금 생각하면 잘한 것 같다. 작은 변화지만 이런 변화를 시장인 나로부터 시작하고 공직자가 함께하다 보면 시민들이 체감할 것이다.”

―대선공약인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전략은.

“광주 복합쇼핑몰의 추진방향은 ‘대한민국 no1. 메타 N컴플렉스’다. 이 방향에 맞춰 취임과 함께 콘셉트카의 콘셉트를 던졌다. 광주시는 이런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는 상당히 포괄적인 콘셉트를 투자할 회사에 보여준 것이다. 그냥 단순히 복합쇼핑몰 하나 짓자는 게 아니다. 복합쇼핑몰 내에서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기능을 창작해 달라는 것이다. 복합쇼핑몰을 넘어서는 메타적 요소가 필요하다. 가상과 현실이 포함되면 좋겠다. 어떤 기업은 복합쇼핑몰에 과학관이나 도서관을 넣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투자 기업의 제안서가 들어오면 사업자를 누가 결정하느냐가 다음 수순이다. 시장이 제안서를 보고 혼자 결정할까? 그건 아니다. 신속하고 투명한 행정 절차를 밟을 것이다. 지금은 어떤 것도 말할 단계가 아니다. 본격화되면 투명성을 확보하는 프로세스가 ‘이것입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복합쇼핑몰에 트램 설치가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복합쇼핑몰의 국비 지원 핵심은 상생과 연결이다. 복합쇼핑몰 접근성 향상을 위한 도로망 확충은 결국 시민을 위한 것이다. 예를 들면 도로를 뚫어주는 이유가 어떤 자동차 회사에 특혜를 주려고 한 게 아니다. 자동차가 있는 시민들에게 편리성을 주기 위해서다.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그곳에 도로 개설이 필요할 것이다. 도로 개설이 자동차 회사의 차를 많이 사서 타고 다니라고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다. 도로를 뚫고 철도와 전철, 트램 등을 연결하는 사업은 상당한 돈이 들어간다. 이 예산을 광주시가 어떻게 부담할 수 있겠는가. 윤석열정부가 공약으로 내놓았으니 국비로 이걸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제가 지방선거 때 공약한 트램 설치와 이번 전방·일신방직 트램과 오해하면 안 된다. 복합쇼핑몰 도로망 구축에 트램 설치만 얘기한 게 아니다. 핵심은 복합쇼핑몰이 어디에 들어서든지 도로망 연결이 안 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방·일신방직 트램 설치는 제가 내놓은 공약과 같을 수도, 같지 않을 수도 있다.”

―주요 현안인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 활용방안은.

“사업 제안서가 들어오면 사전협상제를 활용해 인허가를 빠르게 추진할 생각이다. 민선 7기 때 전방·일신방직과 시가 사전에 협상을 벌여 합의된 내용이 있다. 일반공업지역인 이들 부지를 일반사업과 준주거, 2종 일반 주거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호텔과 쇼핑복합시설, 주상복합시설을 지을 수 있게 했다. 대신에 사업자는 토지가치 상승분의 40∼60%를 공공기여분으로 내놓아야 한다. 이런 사전협상에 근거해 인허가 절차를 빠르게 밟을 것이다. 또 투명하게 협상하는 투트랙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이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복합쇼핑몰 제안을 놓고 지역사회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쟁점은 또 있다. 주거 비율이다. 가구 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는데 이것도 사전협상 원칙에 따르겠다.”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정책에 대해서는.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은 균형 발전의 정책적 요소와 산업적 요소 등 두 바퀴로 굴러가야 된다. 윤석열 정부는 균형 발전이라는 한쪽 바퀴를 버리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산업으로 산업의 측면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5년간 반도체 분야에서 총 340조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보면 수도권 소재 반도체 기업, 단지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균형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가면 반도체 인력 양성과 기업 투자가 수도권 중심으로 가게 된다. 수도권의 용적률을 높이면 공장 증설로 가거나 신규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정부의 반도체 관련 정책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양향자 위원장이 국회 특위를 빨리 구성했으면 한다.”

―국비 확보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사업인 복합쇼핑몰 국비지원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 호남권 광역단체장들은 광주시청에서 국민의힘과 ‘2022년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졌다. 광주시는 복합쇼핑몰 유치 예산으로 9000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려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해야 한다고 난색을 표했다. 예타를 꺼낸 걸 보니 국비 지원액이 500억원 정도라는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500억원 이하는 예타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500억원을 주면서 복합쇼핑몰 공약을 어떻게 지키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윤석열정부나 국민의힘의 호남을 향한 서진정책이 빛을 내려면 광주시와 전남도민의 요구에 응답해야 된다. 광주시는 인공지능산업을 2단계로 업그레이드해 달라고 했다. 반도체 특화단지를 광주·전남 상생사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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