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에도 꺾이지 않는 '물가 쇼크'..기대인플레이션 '사상 최고치' 4.7%

이재은 기자 2022. 7.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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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미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이달 4.7%까지 뛰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6%대 고(高)물가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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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이션율 3.9%→4.7% 큰 폭 상승
6%대 고물가 지속 전망이 기대심리 자극
소비자심리지수는 3개월 연속 악화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미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이달 4.7%까지 뛰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6%대 고(高)물가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금리 전망도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소비자심리도 높은 물가 오름세, 글로벌 긴축 가속화,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전월 대비 악화됐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상추를 비롯한 채소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8%p 오른 4.7%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상승폭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전망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르면 근로자는 기업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비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실제 물가도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이른바 ‘임금발(發) 물가 상승’(wage push inflation)인데,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것이다.

황희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최근 물가 흐름을 반영하는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에 육박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도 전월 대비 큰 폭 올랐다”며 “하반기에도 물가 오름세가 낮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기반으로 이런 기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물가가 10월에야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올 들어 기대인플레이션은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1월 2.6%였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월에 3%를 돌파했고, 지난달 3.9%까지 올랐다.

그래픽=손민균

그동안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발표한 ‘BOK이슈노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를 선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의 사상 첫 ‘빅스텝’ 결정에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물가 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도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남은 3회의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심리지수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금리수준전망은 이달 152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황희진 팀장은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왔는데, (금리인상) 영향이 당장은 아니어도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금리인상이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완화에 기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소비자심리는 이달까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10.4p 내린 86으로 나타났다. 3개월 연속 하락세다.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을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으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고물가와 미국 등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소비자심리도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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