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준금리 역전 코앞..증권가 "자본유출 우려 있지만 과도한 하락 없다"

이기림 기자 2022. 7. 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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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외국인 자금 유출로 증시 하락이 동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불확실성으로 인해 증시가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과도한 하락은 없을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8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실제 금리를 이같이 인상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5~1.75%에서 2.25~2.5%로 오른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25%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연말까지 꾸준히 금리가 오르면서 역전 현상이 유지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1999~2001년, 2005~2007년, 2018~2020년 세 차례 이뤄졌다. 첫 번째 역전 당시 최대 금리 차이는 150bp(1bp=0.01%포인트), 두 번째와 세 번째는 100bp였다. 각각 주가는 35% 하락, 90% 상승, 17% 하락했고 세 차례 모두 외국인 자본 유출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 자금 유출입은 시장상황에 따라 차별화되나, 연말까지 역전폭 확대로 자금 유출 가능성은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역전폭이 100~150bp까지 차이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최대 50bp로 예상돼 자금 유출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국내 증시의 하락에 대한 우려는 크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했을 때 부침이 나타난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당시 한국 주식시장을 보면 직전까지 주가 상승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직전까지 한국 주식 시장의 상당한 상승→한미 금리 역전 발생→매력도 변화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의 하락과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이 나타났다"며 "현재는 과거 사례에서 유사한 경우를 찾기 어렵고 특히 직전까지 한국 주식시장의 하락이 상당해 이미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주가는 이미 인플레이션, 경기침체는 물론 한미 금리 역전 등 다양한 우려를 선반영하면서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강 연구원은 "증시 추가 하락 정도가 크지 않고, 오히려 현재 가격이 내재가치보다 싸고 미래 내재가치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과거보다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보는데,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앞당겨졌기 때문"이라며 "과거 세 차례 역전 시기의 금리 고점은 미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시기와 유사한데, 인플레이션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가파른 긴축을 이행하는 만큼 추후 발생하는 경기침체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정부도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지만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는 적다고 판단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단순히 금리역전이 있다고 해서 자금유출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이라며 "오히려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같은 것들이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지금 우리의 대외신인도나 경제 기초 여건을 보면 현재는 유출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본다"며 "늘 시장은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을 점검하고 필요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자본유출은 한미 금리 역전보다 환율에 좌우된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유럽 등지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달러화 강세가 심화되고, 달러·원 환율은 고점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의 대내적 약세 요인은 정점을 통과하고 있지만 유로화 약세로 인한 강달러 압력 부상 가능성이 상존하고 이로 인한 대규모 자본 이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가을철 유럽과 러시아 간 협상이 외국인 자금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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