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BA.5 확산하는데..'네버 코비드' '슈퍼항체' 버틸 수 있을까?
백신 접종횟수 적을수록 재감염 확률 높고
오미크론 감염자는 BA.5 재감염 확률 낮아
코로나19 재유행 본격화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재감염 또한 늘고 있다. 17일 0시 기준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재감염 추정 사례는 8만6092명으로, 발생률은 0.46%다. 재유행이 본격화된 7월 둘째 주(11∼17일)만 보면 이 기간 확진자 가운데 재감염 추정 비율은 3.72%(8892명)로 높아진다. 1주 전(2.88%)과 견줘 0.8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해당 기간 확진자 100명 중 4명가량이 재감염자라는 의미다. 코로나19에 한 번 걸린 사람도 ‘슈퍼항체 보유자’라고 자신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유행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에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도 속속 확진되면서 ‘네버 코비드족’도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방역당국의 자료와 26일 정례브리핑, 감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코로나19 재감염과 관련된 궁금증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의견을 들은 전문가는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과),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교수(감염내과),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 등이다.
ㅡ재감염의 기준은?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최초 확진일 45일 이후 유전자증폭검사(PCR) 또는 전문가용 신속항원 검사(RAT)에서 양성이 확인된 경우를 ‘재감염 추정 사례’라고 정의한다. 첫 감염 때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된 건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감염 사례에 ‘추정’이란 단어를 붙여 발표하고 있다. 재감염 추정 사례 가운데 1·2차 PCR 검체가 서로 다른 유전자형이라고 확인된 경우를 재감염으로 확정한다.”
ㅡ재감염률은 얼마나 되나?
“재감염률은 6월 넷째 주 2.94%, 6월 다섯째주 2.86%, 7월 첫째주 2.88% 등 2% 후반대를 유지하다 7월 둘째주 3%대로 크게 증가했다.”
ㅡ재감염 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인가?
“질병관리청(질병청)은 구체적인 요인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지만, 지역사회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하면서 재감염 노출 기회도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전체 코로나19 바이러스 가운데 BA.5 비율이 해외유입 포함 56%를 차지하는 등 점유율이 점차 커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접종 등으로 인한 면역은 감소하기 때문에 앞으로 재감염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ㅡ어떤 대상이 재감염이 많았나?
“백신 접종 횟수가 적으면 재감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외에 특별한 특징은 없다. 질병청이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7월9일까지 재감염된 이들(7만7200명) 가운데 37.6%는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았고, 세 번 감염된 108명 가운데 70명(64.8%)도 백신 접종 경험이 없었다. 26일 질병청이 내놓은 ‘재감염 추정 사례의 연령대별 현황(17일 0시 기준)’을 보면 전체 2차 감염(재감염) 추정 사례 8만5973명 가운데 만 17살 이하 소아·청소년이 35.3%(3만360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연령은 전체 3차 감염 추정 사례(119명) 중에서도 51명(42.9%)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21일 기준 5~11살 접종률은 1차(1.6%), 2차(1.1%)로 여전히 낮다. 같은 기간 12~19살 3차 접종률도 23.7%로 70%대인 1·2차 접종률과 견줘 미미한 수준이다.”
ㅡ숨겨진 재감염자가 더 있을 가능성은?
“1차 감염 때처럼 재감염도 무증상이나 경증이 있을 수 있어, 미열 등 증상이 경미할 경우 모르고 지나갈 가능성이 있다. 또 그동안 학교에서 진단 검사를 했기 때문에 청소년 재감염자를 상당수 확인할 수 있었는데, 학교 여름방학 때 진단 검사 횟수가 줄면 일시적으로 청소년 재감염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ㅡ아직 한 번도 확진되지 않은 사람은 정말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네버 코비드족’인 걸까?
“‘네버코비드’는 증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단어다. 치열한 전쟁에서도 살아남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개인의 특성이나 이미 형성된 집단면역 등의 방역조치로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 사람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면력이 떨어지거나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언젠가는 감염될 수밖에 없다. 또한 오미크론은 델타와 견줘 무증상이나 경증이 많아 감염되고도 모르고 지나갔을 가능성도 높다.”
―반대로 코로나19에 한 번 걸리면 ‘슈퍼 항체’를 갖게 되는 사람이 있나?
“‘슈퍼 항체’나 ‘슈퍼 면역’이란 명칭 또한 이를 판단할 별도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과학적인 용어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감염 안 된 사람에 비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재감염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첫 감염 후 통상 면역력이 떨어지는 기간으로 보는 4개월이 아직 지나지 않은 경우라면 재감염 가능성이 적지만, 감염기간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재감염 위험은 높아진다.”
ㅡ오미크론에 감염됐다면 그 세부계통 변이인 BA.4나, BA.5 예방효과가 있는 건가?
“같은 계통의 바이러스에 재감염될 확률은 적다. 따라서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델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보다는 BA.5 예방 효과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재감염이 1차 감염보다 더 아프고 증상이 심각할 가능성도 있나?
“재감염이 더 위험하거나 아프다고 보기는 어렵다.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과 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재감염됐을 때 증상과 회복력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재감염됐을 때 입원할 가능성이 3배, 재감염 뒤 사망할 가능성이 2배 높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이 결과를 일반화시키기엔 아직 관련 자료가 부족하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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