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니 월세로 갈까" 전세 대란 아닌 '월세 대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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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손모씨는 결혼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최근 6%까지 치솟으면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고 덜 내려고 월세로 갈아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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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이자 부담에 전세 수요 월세로
"하반기까지 월셋값 계속 상승할 것"
"올해 초만 해도 금리가 3%대여서 2억 원을 대출받으면 이자로 50만 원쯤 낼 거라 생각했어요. 며칠 전 지금 금리로 계산해보니 100만 원 가까이 내야 하더라고요. 이럴 바에야 보증금 1억3,000만 원에 70만 원짜리 월세로 가야 할지 고민이에요."
12월 전세 만기를 앞둔 손모(29)씨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손모씨는 결혼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혼집을 전셋집으로 마련하려 했지만, 가파르게 오르는 대출 이자 탓에 월세 매물을 찾기 시작했다. 이마저도 월셋값이 오를까 걱정이다. "지금 연봉으로는 이자도, 월세도 내기 빠듯한데 집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해요."
8월 '전세 대란'설은 잦아들었지만 부동산시장엔 '월세 대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전셋값이 안정된 듯 하지만 그 배경엔 가파른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자리한다. 월세 수요가 늘면서 월셋값이 계속 올라 세입자 부담은 커져만 간다.
26일 부동산R114는 같은 단지, 동일 평형의 전월세 계약이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1~5월 각각 한 건 이상씩 이뤄져 비교가 가능해진 2,361건의 평균 거래 금액을 살펴봤다. 월셋값은 하반기에 비해 올해 평균 719만 원(1.2%) 오른 반면, 전셋값은 6억3,930만 원에서 6억2,512만 원으로 2.2% 떨어졌다. 이는 최근 1년간 서울아파트 전월세전환율(4.1%·한국부동산원)을 적용해 환산 보증금을 구한 결과다.
수치상 떨어져 보이는 전셋값에는 대출 이자 부담에 짓눌린 세입자들의 절박한 심정이 담겨 있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최근 6%까지 치솟으면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고 덜 내려고 월세로 갈아타는 것이다.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니 불확실한 대출금리로 마음을 졸이느니 계약 기간만큼은 금액이 고정되는 월세가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전셋값도 높은 데다 금리도 높으니 수요자들은 이자 낼 바에야 그냥 월세를 내겠다는 분위기"라며 "처음부터 월세, 반전세를 찾거나 전세로 나온 집도 혹시 하는 마음으로 '(월세로) 전환되냐'고 여러 차례 묻는다"고 전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가속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5월 전국 전월세 거래는 40만4,036건으로 월세가 59.5%를 차지했다. 월세 비중은 4월 50.4%로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전세 비율을 넘었는데, 한 달 만에 9.1%포인트나 뛴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까지는 월셋값이 계속 상승한다고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8월 이후 계약갱신권이 만료되는 세입자들이 신규 임차 수요로 편입되면 서울 아파트의 월세화는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전셋값이 4년 전에 비해 크게 올랐고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 거래를 택하는 세입자가 늘면서 월세 수요가 늘고, 월셋값 상승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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