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윤석열 정부, 복합쇼핑몰 지원 모른 척하면 안 돼"
국정과제 포함 9000억 지원 요청
수익성·공익성 공존 쇼핑몰 구상
간부 1명당 국회의원 1명 매칭 구상
광주·전남 행정 통합 쉽지 않을 듯
"행정도 정치도 유능한 시장 될 것"
"행정도, 정치도 유능한 시장이 되겠습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1일 취임식 때부터 이 약속을 수차례 다짐하곤 했다. 강 시장이 정치 최전선에서 한 발 물러나 행정가로 변신했지만 '둘 다 유능한 시장'이 되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586 운동권 세대로 3선 국회의원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강 시장에게 '지방 행정'은 여전히 낯선 영역이다. 게다가 '강성' 정치인으로 알려진 강 시장이 유연성을 키워 윤석열 정부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강 시장은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나가겠다"고 자신했지만, 그를 향한 불안한 시선도 시청 안팎에서 감지된다. 그래서인지, 강 시장은 '밀린 숙제'로 표현한 지역 현안 6개에 대해 "취임 후 6개월 안에 답을 내놓겠다"고 자신했다. 강 시장이 행정가로서 능력을 증명해 보이겠다며 첫 시험대에 스스로 올라선 것이다.
-밀린 숙제에 대한 답을 6개월 안에 내놓겠다는 게 정책 결정을 의미하나.
"6개월 이내엔 어떤 일을 하고, 2년 내엔 어떤 일을 하겠다는 속도와 정책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향성을 말한다. 이미 광주제2순환도로 지산 IC 진출로는 폐쇄 쪽으로, 남구 백운지하차도는 공사 진행 쪽으로 각각 속도와 방향을 정했다."
-대형 복합 쇼핑몰 유치에 시민들 관심이 높다.
"광주에 들어설 쇼핑몰은 국가 지원과 민간자본, 자치단체의 신속 행정이 시너지를 내는 '대한민국 넘버원(No.1) 메타 N-콤플렉스(Meta N-complex)'다. 민간의 수익성과 공공의 공익성이 공존하는 모델로서 상생·연결·투명의 핵심 가치를 지향하는 전에 없던 복합 쇼핑몰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기반 광역통합유통센터 △트램, 도로 등 연결도로망 구축 등에 9,000억 원을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현 정부도 복합 쇼핑몰 유치를 국정 과제로 포함시켰으니, 모른 척하면 안 된다. 국민의힘이 9,000억 원 지원 요청에 난색을 표했는데, 하다 못해 계모임의 계원도 곗돈을 내고 들어오지 않느냐."
-광주·전남 행정 통합은 계속 추진하나.
"광주와 전남이 통째로 하나의 행정으로 간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제주도처럼 특별자치도 형태로 가는 방식이 아닌 이상 전국적 관점에서 행정 통합이 돼야 한다. 설령 행정 통합을 하려고 해도 두 지역 간 경제 통합 등 선결 과제가 많아 쉽지 않을 것이다."
-측근 비리로 애를 먹은 역대 광주시장들이 적지 않았다. 측근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측근은 관리하는 게 아니라 채용하는 것이다. 측근은 관리하면 사고가 난다. 측근은 동지로 남아 있으면 된다. 동지는 절대 사고를 치지 않는다. 동지는 자신의 이익을 탐하지 않고, 상대 동지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들에게도 '어디 가서 밥은 얻어 먹되, 그 이상은 하지 말라'는 얘기만 했다. 그런데 지금 밥 얻어 먹으면 걸리나."(웃음)
-야당 광역단체장으로서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해졌다.
"지방이 생산한 좋은 정책 아이템이 국가 정책으로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게 핵심인 것 같다. 예산을 더 따내는 것도 무시할 수 없지만 프로젝트를 잘 만들어서 정부가 받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면 광주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이 그런 것이다. 우리(광주)의 이익이 되는 어젠다를, 서진 정책을 펴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보편적 어젠다로 세팅하는 것이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런 관계 설정을 위해선 정무적 능력도 중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국회의 힘을 잘 동원시키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과장급 이상 간부들(128명)을 상대로 국회의원 지정 담당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간부 1명당 국회의원 1명씩 지정해 예산 확보나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국회 활동을 넓혀갈 것이다. 저도 정무적 네트워크를 발동해 창의적으로 총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광주 시정을 이끄는 각오는.
"시민들은 공직자가 역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바뀌고, 시민들의 친구가 돼주길 바라는 것 같다. 시민의 친구가 되면 광주는 자동으로 바뀐다. 그래서 제가 먼저 바뀌어서 친구가 되겠다. 그러면 공직자도 바뀌고, 광주도 바뀌게 된다."
광주=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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