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많은 낙상환자, 허리디스크 주의

김동우 울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2022. 7. 27.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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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크게 엉덩방아를 찧은 오 부장(54)에게 출근길 행인의 시선이 쏠렸다. 아침부터 내린 비에 지하철 출구 계단이 젖어 구두가 미끄러진 것이다.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황급히 일어나 출근길을 재촉했다. 그날 업무를 보는 와중에도 허리에 욱신거림이 이어졌고 급기야 밤에는 통증이 심해져 잠을 못 이루는 지경이 됐다. 이튿날 휴가를 신청하고 집 근처 한방병원을 찾은 오 부장의 진료 결과는 낙상으로 인한 급성 허리디스크였다. 오 부장은 예상 밖의 진단에 당황스러웠지만,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비수술로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열심히 치료에 나서기로 한다.》

김동우 울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여름철 빗길에 발이 미끄러져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요즘과 같은 장마철에 흠뻑 젖어있는 대리석 바닥이나 경사로는 빙판길 만큼이나 미끄럽다. 또한 겨울철 두꺼운 옷차림은 낙상의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주지만 얇은 여름옷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겨울보다 여름철에 낙상에 더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조사한 2015∼2018년 통계에 의하면 7월에 낙상으로 인한 환자가 가장 많았다.

대부분의 낙상은 찰과상이나 근육통 정도로 끝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균형감각과 근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중장년층의 경우 낙상으로 인한 부상에 더욱 취약해진다. 특히 큰 외부 충격이 척추에 전달되면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디스크가 돌출 및 탈출하게 되면 주변에 생긴 염증이 척추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데, 이를 손상 부위에 따라 목·허리디스크(경추·요추추간판탈출증)로 구분한다.

목·허리디스크는 목이나 허리가 뻐근하고 아프며 통증이 주변으로 확산된다는 특징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되는 근육통과 달리 점차 통증 정도가 커질 뿐만 아니라 방치하면 마비와 같은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낙상으로 인해 목과 허리에 통증이 조금이라도 생겼다면 속히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효과적인 목·허리디스크를 비롯한 척추 질환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 침, 약침, 한약 처방 등을 이용한 한방통합치료를 시행한다.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척추의 위치를 올바르게 교정하고 침을 통해 전신을 이완시켜 통증을 완화시킨다. 또한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해 경혈과 통증 부위에 직접 놓는 약침은 항염 효과가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이다. 뼈에 영양을 공급하고 주변 근육, 인대를 강화하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가 더욱 높다.

통증이 특히 심각한 급성 디스크 질환자의 경우에는 동작침법(MSAT)이 활용된다. 동작침법은 한의사가 통증 부위 혈자리에 침을 놓은 상태에서 환자의 능동·수동적인 움직임을 유도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응급침술이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PAIN’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급성 디스크 환자들이 동작침법을 받은 지 30분 만에 요통이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진통제를 복용한 환자들은 통증 감소폭이 8.7%에 그쳤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운동을 통해 하체 근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근력 향상과 더불어 골밀도를 높일 수 있는 맨손체조나 조깅, 줄넘기 등과 같은 운동을 추천한다.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에 20분 정도로 시작해 서서히 강도를 올려 자신에게 맞는 수준을 찾아나가도록 하자. 또한 비가 오는 날에는 밑창이 잘 미끄러지지 않는 운동화를 착용하고 평소보다 보폭을 약 10∼20% 줄여 걸으면 훨씬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중년에 들어선 나이라면 낙상을 단순한 엉덩방아로 치부하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불시에 발생할 수 있고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인 ‘질병 부담’ 순위에서도 낙상은 치매와 우울증을 제치고 8위를 차지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낙상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는 어렵더라도 갑작스럽게 발생한 낙상이 큰 질환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김동우 울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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