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적자" 새벽배송 철수 행렬.. 빅3만 남나
밀키트 업계 1위 프레시지도 철수
야간 인건비 등 고정지출 커 부담
‘새벽 배송’ 시장에서 철수하는 유통업체가 계속 늘고 있다. 롯데온·BGF·GS리테일에 이어 밀키트 업계 1위 업체인 프레시지가 26일 새벽 배송 중단을 발표했다. 물류센터 건립을 포함해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드는 데다가 배송 기사 인건비 등 새벽 배송 시스템 유지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이유로 풀이된다. 유통업계에선 “자체 물류센터와 충분한 배송 인력을 갖춘 업체가 아니면 새벽 배송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 등 적자 못 버텨”
프레시지는 26일부터 새벽 배송을 잠정 중단하고 자사 온라인몰 개편에 나선다고 밝혔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온라인몰 개편에 따른 서비스 중단”이라고 설명했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새벽 배송을 포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프레시지는 2019년 712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889억원으로 165%나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149억원에서 466억원으로 배(倍) 넘게 늘었다. 매출 증가세보다 적자 폭이 더 커지자 고정 비용이 많이 들고 이용률이 저조한 새벽 배송 서비스부터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도 오는 30일 이후 새벽 배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GS프레시몰은 외부 인력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추가 인건비와 야간 배송을 위한 포장재 비용이 많이 들어 새벽 배송을 폐지한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자체 인력으로 운영하는 당일 배송에 더 집중할 예정”이라며 “새로 선보이는 프라임 멤버십 고객 대상 무제한 당일 배송을 통해 경쟁 업체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온 역시 지난 4월 새벽 배송 서비스를 중단했고, BGF가 운영하던 신선 식품 전문몰 헬로네이처는 지난 5월에 새벽 배송 중단과 함께 문을 닫았다.
새벽 배송 서비스를 중단한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내는 것보다 상장이나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는 업체라면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면서 새벽 배송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대다수 기업은 그럴 처지가 못 된다”고 말했다. 국내 새벽 배송은 ‘빅3′로 불리는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이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3 업체는 지방으로 서비스 확대
새벽 배송은 2015년 마켓컬리가 처음 도입했고, 2018년 쿠팡이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신선 식품 전문 몰과 대형마트까지 새벽 배송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2019년 8000억원 규모였던 시장 규모가 지난해 5조원으로 커졌다.
새벽 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빅3 업체조차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쿠팡은 1조8000억원, 마켓컬리는 2177억원, SSG닷컴은 10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물류센터 구축과 상품 직매입을 위해 막대한 투자비가 들고, 야간 근무를 해야 하는 배송 기사의 인건비가 일반 기사의 1.5~2배나 드는 것이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쿠팡이나 마켓컬리, SSG닷컴은 새벽 배송 서비스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가 방어나 신규 상장의 이슈가 걸린 만큼 새벽 배송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기업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소비자들의 호응 속에 내년엔 새벽 배송 시장 규모가 12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진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는 이유로 꼽힌다. ‘빅3′ 등 새벽 배송 업체들은 이미 포화 상태인 수도권을 벗어나 아파트 거주 중산층 소비자가 밀집한 세종과 대전 등으로 시장을 넓히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는 이미 충청권에서 새벽 배송에 들어갔고, 오아시스마켓이 올해 하반기 중 충청권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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