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에 스며든 백토.. 호림박물관 상감展
무늬를 새겨 파낸 자리를 다른 재료로 채워 장식하는 기법이 상감(象嵌)이다. 금속과 도자기, 나무 바탕에 금·은과 흙, 뼈, 자개가 스며들어 조화를 이룬다. 상감 기법이 구현된 명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26일 개막한다. 서울 강남 한복판인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10월 15일까지 열리는 ‘상감: 이질적인 것들의 어우러짐’이다. 모두 285점의 유물 중 6점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다.
1부 ‘색(色)을 새기다’에선 고려청자에서 분청사기, 백자로 이어지는 화려한 상감 기법의 옛 도자기를 볼 수 있다. 당초와 용 무늬를 상감으로 새긴 14세기의 보물 ‘청자 상감동채 연화당초용문 병’ 등이 대표 전시품이다. 이 박물관 유진현 학예연구부장은 “고려는 백토(白土) 등을 넣는 섬세한 기법으로 양질의 청자를 만드는 독창적인 상감 기법을 오래 유지했다는 점에서 중국과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 전통은 15세기의 보물 ‘분청사기 상감 연화모란류문 병’<사진>같은 조선시대 분청사기에서 파격적이고 활달한 모습으로 구현됐다.
금속 공예의 상감이라 할 수 있는 입사(入絲)는 2부 ‘선(線)을 새기다’의 주요 전시품이다. 금속의 표면을 선으로 음각하고 금이나 은처럼 광택 좋은 귀금속을 끼워 넣는 기법이 입사인데, 14세기 고려의 ‘청동 은입사 범자문 향완’ 등이 대표 유물이다.
3부 ‘빛[光]을 새기다’에선 ‘오색찬란’이란 말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나전(자개 조각을 박아 넣거나 붙이는 기법), 화각(쇠뿔을 오려 붙이는 기법)과 대모(바다거북이 껍데기) 등이 동원된 상감 기법의 목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 상감의 창작 방식을 계승한 이상남·이불·최우람의 독특한 현대 작품은 4부에서 전시된다. 관람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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