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두가 알면서도 해결 못하는 OECD 1위 한국 자살률

2022. 7. 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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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또 차지했다.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이달 초 발표된 'OECD 보건통계 2022'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자살 사망률은 2019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25.4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인 11명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은 2003년 이후 줄곧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지키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에만 리투아니아가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 수는 2020년 들어 전년보다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OECD 국가 중 여전히 1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젊은 층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것도 큰 문제다. 국내 사망 원인 중 자살은 암과 심장질환 등에 이어 5번째지만 10~30대 연령층에서는 사망 원인 중 압도적 1위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 따르면 10~20대는 정신적 어려움, 30~50대는 경제적 어려움, 60대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 등이 자살 동기로 작용했다고 한다. 취업난과 자산 양극화 등 경제적 빈곤이나 정신·신체적 장애로 인한 고통이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사회 공동체의 붕괴 탓도 크다. 가족 해체와 만연한 개인주의로 사회적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다 보니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겨도 주변의 도움을 얻지 못한 채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최근 '유나 양 가족 사건'이 그렇다.

자살은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이 '자살 공화국'으로 전락한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꿈과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모두가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는 구조적 문제이자 사회의 책임이다. 개인 책임으로만 돌려선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우울증 등 자살 고위험군 관리와 치료 시스템을 마련하고 사회 안전망도 확충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철저한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극단적 선택이 결코 최후의 탈출구여선 안 된다는 인식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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