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선풍기, 전자파도 쌩쌩?..'인체 유해성' 논란
[앵커]
더워도 너무 더운 요즘, 휴대용 선풍기를 얼굴에 바짝 붙이고 다니는 분들 많을 겁니다.
한 환경단체가 휴대용 선풍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며 사용에 주의를 당부했는데, 반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다니며 더위를 식히는 분들을 요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선풍기에서 나오는 전자파에 대해선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김보연 / 경기 안성시 : 전자파요? 전자파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이준택 / 경기 김포시 풍로동 : 전자파라는 게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으니까 휴대용 선풍기 쓸 때도 딱히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쓰는 거 같아요. 무의식적으로.]
환경단체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휴대용 선풍기 10개 제품을 직접 구매해 전자파 세기를 측정해봤습니다.
손 선풍기에 전자파 측정기를 갖다 대자 숫자가 1,596mG(밀리가우스)까지 치솟습니다.
국제보건기구, WHO 국제암연구소가 전자파를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하면서 기준으로 삼은 4mG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환경단체가 목 선풍기 4개 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측정했더니 평균 189mG로 기준치보다 47배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손 선풍기 6개 제품의 전자파는 평균 464mG, 기준치의 무려 116배 수준입니다.
[최예용 /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손 선풍기의 경우는 요즘처럼 굉장히 더운 날씨에 많이들 사용하는데 얼굴에 가까이 대고 사용을 하기 때문에 고농도의 전자파에 이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고요.]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환경단체가 비교 기준으로 삼은 4mG이 한정된 실험을 통해 나온 값이라면서, 기준치로 삼기엔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WHO가 정한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은 2,000mG로 훨씬 높고 우리나라는 이보다 더 엄격한 833mG를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성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기반과 사무관 : (4mG라는 기준이) 나머지 동물실험이나 세포실험에선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서 인체 보호 기준까지 반영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름철 내내 얼굴에 가까이 대고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전자파 방출 문제를 예민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적어도 목에 거는 선풍기만큼은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게 안전하다는 겁니다.
[박동욱 / 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교수 : 떨어져서 쓰면 전자파 노출이 뚝 떨어지니까 그렇게 거리를 두고 쓰는 게 좋고요.]
여름철을 맞아 또다시 불거진 휴대용 선풍기 전자파 논란.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8년과 지난해에도 논란이 됐던 제품들에 이상이 없었던 만큼, 이번 조사대상 제품들 역시 전자파를 직접 측정해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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