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자동차 부품사, 1000원어치 팔아 22원 벌어
국내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 2.2%…83곳 중 영업 적자 기업도 24곳
완성차 업계의 호실적에도 ‘낙수효과’ 미미, 비상장 중기 더 열악 추정
부품 수 감소 전기차 시대, 가장 큰 위협…업체 절반 이상 ‘진출 못해’
상장된 자동차 부품업체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평균 2%대 초반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중견기업으로 한정하면 1%대, 중소기업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향신문이 26일 입수한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의 올해 1분기 ‘자동차부품 상장업체의 영업실적’ 자료를 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등록된 83개 상장 부품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2%였다.
조사된 83개 업체 중 대다수인 83.1%를 차지하는 중견기업(69개)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7%였으며, 중소기업(3개)은 0.7%에 그쳤다. 반면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 부품업체(3개)의 영업이익률은 3.9%로 이보다 높았다. 이들 83개 기업 중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도 24개(28.9%)나 됐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어려움은 낯설지 않지만 최근 들어 원자재값 등이 상승하면서 심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기업의 단가 삭감 관행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2·3차 부품 업체들의 쥐어짜기식 단가 조정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영세한 부품업체에 고통을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은 부품업체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을 제공하는 요소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체 부품업체가 1만개라고 하면 전기차나 자율차 부품을 납품할 수 있는 업체는 300개도 안 된다”면서 “미래차 전환은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부품업체가 규모에 비해 너무 많고 대응도 돼 있지 않으니 이대로 가면 결국 줄도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부품업체가 무너지게 되면 현대차나 기아는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 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가 지난해 말 ‘제21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300개(완성차 및 부품업체) 응답 기업 중 56.3%(169개)가 ‘미래차 분야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진출은 했지만 수익을 못 내는 기업은 23.7%(71개사)였다. 진출도 못했거나 진출했더라도 수익 창출은 하지 못하는 기업이 전체의 80%로 대다수인 현실이다. 부품업체의 생존을 위해서는 전기차 시장으로의 전환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의 신속한 지원과 업체의 혁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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