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증인' 소녀가 커서 '우영우'가 되었습니다"
지난 21일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8화는 분당 최고 시청률 16.8%를 기록했다. 이날 평균 시청률은 14.97%(닐슨코리아·수도권 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은 물론 이름도 낯선 케이블 채널 ENA의 역대 최고 시청률을 또다시 경신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보는 OTT(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시리즈 순위도 세계 6위(플릭스패트롤 기준)까지 치솟았다. ‘소덕동 이야기’ 에피소드에 나왔던 팽나무는 문화재청이 보호수로 지정하기 위한 조사에 나선다.
‘우영우’ 대본을 쓴 문지원 작가는 영화 ‘증인’(2019)에서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주인공을 다뤘다. 자폐인이 살인 사건 목격자로 등장한다. 작가의 전작(前作)에 해당하는 이 영화 속 주인공 ‘지우’(김향기)는 사진 찍듯 외우는 기억력, 예민한 청각 등이 우영우와 판박이다. 영화 속 지우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인 변호사가 되고 싶다. 하지만 “자폐가 있어 변호사는 못 하지만, 좋은 증인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시간이 흘러, 비슷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지만 박은빈이 연기하는 우영우는 거대 로펌의 어엿한 변호사가 돼 있다. 마치 ‘지우’가 자라 ‘영우’가 되고, 작가의 자폐인에 대한 인식과 서사도 함께 성장한 것처럼 보인다.
26일 오후 기자 간담회에서 작가는 “실은 이 드라마의 시작은 3년 전”이라고 했다. “어느 날 제작사(에이스토리) PD들이 찾아와서 영화 ‘증인’의 ‘지우’가 어른이 돼서 변호사가 될 수 있을지, 그걸 16부작 드라마로 만들면 재밌을지 묻더군요. ‘가능할 것 같다. 제가 쓰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답했죠.”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지인 같은 개인적 인연은 없었다. 작가는 원래 스릴러 장르 영화를 구상하다 ‘사건 목격자가 된 자폐인’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조사를 위해 이 아이디어를 파면 팔수록 자폐인의 많은 특성이 매력적이었다.
“독특한 사고방식, 엉뚱함, 강한 윤리 의식, 정의감, 특정 분야에 지나칠 정도로 해박한 지식, 시각과 패턴으로 사고하는 방식…. 모든 자폐인이 그렇진 않지만, 자폐 때문에 강화되는 인간의 특성을 알면 알수록 호감과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증인’도 원래는 굉장히 어두운 스릴러였다가 밝은 톤의 영화가 됐죠.”
극중 우영우는 무해하고 귀여우며 장애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사랑받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 자폐 스펙트럼 장애 가족이 드라마를 보며 오히려 상처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작가는 “만약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건 우리 드라마라기보다 우리 드라마를 계기로 쏟아져 나오는 여러 가지 이야기일 것”이라며 “비판하는 이야기도 최대한 많이, 겸허한 자세로 경청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우영우 캐릭터는 다른 드라마처럼 창작자들이 만든 캐릭터입니다. 모든 자폐 스펙트럼인을 대표할 수는 없지만, 저는 이 세상 어딘가엔 반드시 우영우 같은 자폐인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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