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장 또 낮춘 IMF "최악땐 0.6%p 더 낮춘다"

전세계적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는 가운데 이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국 올해 경제 성장률을 4월에 이어 또 하향 조정했습니다.

■ 세계경제 성장률 0.4%p 낮춘 3.2%...한국은 2.3%

IMF가 오늘(26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을 보면, 올해 세계 경제가 3.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는 지난 4월 수정한 전망치 3.6%보다 0.4%p 더 낮은 수치입니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2.3%로 지난 전망치 2.5%보다 0.2%p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지난 6월 우리 정부가 예상한 2.6%, 5월 한국은행이 전망한 2.7%보다 각각 0.3%p, 0.4%p씩 낮은 수치입니다.

IMF가 이렇게 또 한 번 경제 성장률을 낮춘 이유는 전쟁이 장기화 되는 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IMF는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중국 성장 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대폭 감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4월 세계경제전망 이후 실시된 2차 추경 효과 등으로 다른 주요국에 비해 성장률이 소폭 조정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오늘 오전 발표한 우리나라 2분기 GDP 속보치는 이번 전망치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 "한국은 선방, 중국은 지난 40년 최악, 러시아는 소폭 반등"

국가별 예상 성장률을 보면, 미국 2.3%, 중국 3.3%, 유로존 2.6%, 일본 1.7%, 영국 3.2%, 캐나다 3.4%입니다. 지난 4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미국이 1.4%p 내려가 가장 큰 폭으로 조정됐습니다. 중국(-1.1%p)과 일본(-0.7%p), 영국(-0.5%p), 캐나다(-0.5%p) 등 대부분 국가가 우리보다 성장률이 더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MF는 "미국은 강력한 통화 긴축 및 구매력 하락으로 성장률이 대폭 내려갔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3.3%로 예상된 중국의 경제 성장률과 관련해 IMF는 "봉쇄가 계속되고 부동산 위기가 심화된 영향이며, 동시에 팬데믹 위기를 제외하면 지난 40년 동안 가장 느린 성장세"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반면, 지난번 -8.5%의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러시아의 예상 성장률은 이번에 2.5%p 상승해 -6%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IMF는 내년 세계 경제가 2.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전망치보다 0.7%p 낮은 수치입니다. 미국 1%, 유로존 1.2%, 일본 1.7%, 중국 4.6%를 기록했습니다.

내년 우리나라는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지난번보다 0.8%p 대폭 낮춘 건데 주요 선진국보다는 하향 폭이 적지만, 개발도상국보다는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IMF "최악의 경우 올 성장률은 0.6%p 더 낮아져"
"이 경우 미국과 유럽은 내년 성장률 거의 0%"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게 IMF의 판단입니다.

IMF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감소 등으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오르고, 가계 생계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며 "신흥국의 부채부담이 증가하고, 중국의 지속적인 봉쇄 정책 등 위험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중단될 경우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IMF는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2.6%, 내년 2%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별도로 제시했습니다.

이 경우는 올해 성장률은 0.6%p, 내년 성장률은 0.9%p나 추가 하향하는 것입니다. IMF는 이 경우 내년에 미국이나 유로존은 거의 0%대 성장을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IMF는 정책 우선순위를 물가 대응에 두되 국가별로 상황이 다른 만큼 통화, 재정, 구조개혁의 적절한 정책 조합을 펼쳐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IMF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국가는 단기적으로 경제 활동 감소 같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이고 과감한 긴축 통화정책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일시적인 선별지원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외화차입 의존도를 완화하고, 대외충격을 환율로 흡수하기 힘든 경우 외환시장 개입 등 다양한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며 "식품과 에너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백신 보급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IMF "물가상승률 내년 말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

IMF는 주요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특히, 유로존은 7.3%로 2%p, 일본도 3.9%로 1.6%p 올렸습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7.7%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습니다.

현재 물가 추이를 보면, 미국과 영국이 약 40년 만의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유로존도 통합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IMF는 "다만, 통화완화정책 축소,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 올해 3분기를 정점으로 내년 말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물가 성장률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IMF는 해마다 4월과 10월에 세계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1월과 7월에 수정 전망치를 발표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기획재정부 제공]

이세중 기자 (center@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