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노동 실태보고서]③ 택배·배달 노동자.."과로에 속도 경쟁 내몰려"
[KBS 부산] [앵커]
필수 노동자의 실태를 추적한 KBS 연속 보도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화된 비대면 소비로 멈추면 안 되는 노동이 택배와 배달이죠.
수요에 따라 노동자들도 많이 늘었는데, 처우는 나아졌을까요?
보도에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
상자를 들고 주택가 좁은 골목길과 아파트 계단을 쉼 없이 오르내립니다.
이 택배 노동자가 하루 처리하는 물량은 평균 300개.
코로나19 이후 20% 이상 늘었습니다.
일하는 시간을 줄이려면 한 걸음이라도 더 빨라져야 합니다.
[택배 노동자 : "빨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빨리 나오든가 제가 뛰어다니면서 제 노력으로 시간을 줄이든가."]
몸이 아파도 제대로 쉴 수 없고,
[택배 노동자 : "개당 더 비용을 얹어서 다른 분한테 돈을 주고 배달을 시키죠."]
대리 점주에게 주는 건당 수수료 부담도 여전히 큽니다.
[택배 노동자 : "무리하게 되는 거. (배송을) 더 많이 해야 하고 더 많이 하려면 더 넓은 구역을 받아야 하니까."]
오토바이로 2㎞를 달려온 배달 노동자, 라이더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자 배달 대행 업체도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속도 경쟁이 붙었습니다.
[배달 노동자/라이더 : "배차가 안 뜨고 있습니다. 라이더들이 이 주위에도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대기 시간이 늘수록 배달료 수입은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칩니다.
[배달 노동자/라이더 : "만 원이라도 더 벌려면 위험을 감수하고 위험한 지역에도 가야 되고. 쉽게 말해서 터널도 타야 하고…."]
배달료 단가가 떨어지는 야간엔 한 건이라도 더 많이, 더 빨리 배달해야 합니다.
[배달 노동자/라이더 : "야간에 더 무리하게 더 위험하고. 또 야간에 사고가 더 많이 나요. 단가도 낮은 데다가…."]
부산지역 필수 노동자 실태 조사결과, 택배 기사와 라이더를 포함한 배달원은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었습니다.
2019년 하반기 기준 만 9천여 명이던 배달업 종사자가 지난해 하반기엔 2만 4천 명을 넘었습니다.
평균 나이는 46살 정도.
임금은 전체 취업자 평균에 크게 못 미칩니다.
3개월 평균 급여를 보면 2019년 하반기 177만 원에서 지난해 하반기 193만 원으로 올랐지만, 부산 취업자 평균보다 50만 원 넘게 적습니다.
과로와 사고 위험에 노출된 택배와 배달 노동자들이 수수료 조정과 안전 배달료 도입을 요구하는 이윱니다.
[최종호/택배 노동자 : "(건당 수수료를) 평균적으로 맞춰 달라, 내지는 전국적으로 공통된 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 부산 지역이 상대적으로 좀 많이 취약하거든요."]
[윤영원/배달 노동자/라이더 : "신호를 다 받고 가도 최저임금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운송 분야 필수 노동자에 포함된 부산의 택시와 버스, 화물차 운전사 등의 경우 고용 안정성을 뜻하는 상용 근로자 비율이 코로나19 이후 10%가량 줄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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