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고된 노동·낮은 임금..88% "인력 돌아오지 않을 것"
[앵커]
KBS는 50일 동안 이어진 대우조선해양 파업을 계기로 우리 조선업의 현실을 짚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세계 1위라는 구호에 가려진 우리 조선업의 어두운 단면을 들여다봅니다.
많은 하청노동자들이 열악한 처우가 나아지지 않자 현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조선업이 긴 암흑기를 지나 다시 호황을 맞았지만 떠난 노동자들은 돌아오지 않을 거란 우려가 큽니다.
이유가 뭔지, 방법은 없는지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우조선해양에서 16년 동안 일한 하청노동자 이학수 씨의 4월 임금 명세서입니다.
시간당 만 270원, 한 달 급여는 209만 원.
10년 이상의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학수/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 "(근무)연수와는 전혀 상관이 없어요. 오늘 신입이나 20년 된 사람이나 천 원 차이가 나나?"]
열악한 처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여기에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조선업 하청노동자는 2015년 13만 명대에서 4만 명대로 줄었습니다.
[이김춘택/민주노총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사무장 : "최근에 저희 30대 조합원이 용접하는 노동자였는데, 용접 한 10년 넘게 했죠. 최근에 경기도에 철근 일 하는 데 일당 24만 원 준다고 그곳으로 갔죠."]
최근 해외 수주가 증가하는 등 호황을 맞으면서 조선업계는 내년 최소 만 명 이상이 더 필요하다고 계산합니다.
하지만 8개 조선사 노동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 응답자 88%가 떠난 인력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조선업 기피 이유가 임금 수준이 낮아서란 응답이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박종식/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 "육상 플랜트 건설 현장이 처우도 양호하고 잔업, 특근 안 해도 조선소보다 꽤 많이 받으니까. 조만간 복귀할 거 같진 않습니다."]
급한 대로 외국인 인력을 늘리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단계 하도급 문제와 원청과 하청의 구조적 갈등을 해결할 법률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흥준/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 교수 : "조선산업의 경쟁력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 (노동자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을 법으로 보장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특히 다단계 하도급을 금지할 수 있는 유력한 근거가 되는 게 조선산업기본법일 수 있기 때문에..."]
또 영세 하청업체들이 교섭력을 키우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앵커]
보신것처럼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나는 건, 임금이 적어 삶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26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한 공적기구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고,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노사정이 각자 원하는 걸 전부 다 책상위에 놓고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더불어 민주당도 조선업의 구조 혁신을 논의할 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는데 노사가 해결 못 할 정도로 곪아버린 문제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kbs는 앞으로 사흘 더 관련 내용, 짚어볼 예정입니다.
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채상우
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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