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폐건전지 모았더니 아이스크림 뚝딱"

고귀한 기자 2022. 7. 2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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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자원순환가게'
문 연 지 1주일 만에 북적
주민들에 폐지 어르신까지
1인 배출 제한 없어 입소문
26일 광주시 서구 쌍촌동 쌍학공원에 마련된 자원순환가게서 봉사자들이 시민들로부터 전달받은 재활용품의 무게를 재고 있다.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2동 쌍학공원에 26일 형형색색의 대형 비닐봉지와 포대자루를 든 10여명이 모여들었다.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무게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 현금으로 교환해주는 ‘자원순환가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주민들이었다.

자원순환가게는 서구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전 9~11시 이곳에서 열린다. 이날은 개소식 후 두번째 문을 연 것인데, 일주일 새 입소문이 퍼져 주민들이 몰렸다. 주민 A씨는 “상태가 좋은 재활용품만 받는다길래 최대한 깨끗한 것들로 모아왔다”며 “가격을 많이 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원순환가게 관계자들은 대부분 자원봉사자이다. 서구가 선발한 이들로, 주민들이 가지고 온 재활용품을 종류별로 분리하고 전자저울로 무게를 재는 데 여념이 없었다.

자원순환가게에서는 투명 페트병의 경우 개당 10원을 환급해준다. 우유팩 등 종이팩은 ㎏당 380원, 알루미늄 캔은 ㎏당 550원, 철 캔은 ㎏당 100원이다. 폐건전지는 20개당 새 건전지 2개로 교환해준다. 특히 페트병과 폐건전지는 고물상에서는 가격을 쳐주지 않는 물품이다보니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수레를 끌고 와 건네기도 했다.

1인당 배출 가능한 재활용품 수량 등의 제한이 없다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각 구청 등에 설치돼 있는 무인 재활용품 회수기는 통상 1인당 배출량을 정해놓고 있다.

두 아이와 함께 자원순환가게를 찾은 주부 김숙희씨(43)는 “재활용품을 건네고 아이스크림값 정도를 벌었다”며 “그보다 재활용의 의미와 가치를 아이들이 배운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최보선씨(67)는 “분리배출과 수거 등 나의 작은 실천이 자원 선순환 도시를 만들고 더 나아가 지구를 살린다는 점이 각별한 의미 아니겠냐”며 “앞으로도 자원순환가게를 알리고 돕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자원순환가게에는 20~30여명이 다녀갔다. 투명 페트병 1800여개(50㎏)와 종이팩 6㎏, 알루미늄 캔 39㎏, 폐건전지 450여개 등이 모였다. 이렇게 모인 재활용품은 시설관리공단과 일반 기업 등으로 보내져 의류나 신발 등 새 자원으로 재탄생된다.

정명숙 서구 청소행정과 자원순환 팀장은 “적은 금액이라도 받는 기쁨을 통해 주민들의 재활용 인식이 바뀌길 기대하며 시작한 사업인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기쁘다”면서 “다음달부터는 상무 2동 외에도 화정3동과 화정4동, 풍암동 등으로 자원순환가게를 더욱 확대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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