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숲캉스·캥거루 고기..폭염 속 동물원의 '여름나기'

이성희 기자 2022. 7. 2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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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 식욕·활동력 떨어져
'이색 이벤트' 기력 회복 도와
활어·진흙 목욕 공간 제공도
절기상 중복인 26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가 얼린 닭고기와 소간 등을 먹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무더위에 지쳐 기운이 떨어진 동물들을 위해 특식을 제공했다. 낮 최고기온 34도를 기록한 이날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사자와 코끼리가 그늘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연합뉴스

폭염과 장마로 연일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동물들도 식욕과 활동력이 떨어지는 때다. 서울대공원은 26일 중복을 맞아 동물들의 기력 회복을 돕기 위해 특별한 여름나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동물들의 여름나기 비법 중 대표적인 것은 물과 얼음이다. 시베리아 호랑이들에게는 물을 좋아하는 습성을 고려해 수영장에 커다란 얼음을 띄워 물 온도를 낮추고, 풀숲 곳곳에 얼린 닭고기와 소간 등을 특식으로 제공한다.

오타리아 물개와 점박이 물범에게는 야외방사장에 살아 있는 우럭을 풀어 놓는다.

더운 지역에 서식하는 아시아코끼리를 위해서는 나무숲 사이에 무화과나 사탕수수를 숨겨놓아 이를 찾으면서 숲캉스를 즐기도록 한다. 과일을 통한 비타민과 그늘로 코끼리의 면역력 증진을 돕는 것이라고 서울대공원 측은 설명했다.

평소 접하기 힘든 먹이도 제공한다. 반달가슴곰 가족과 유럽 불곰에게는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을 보충하기 위해 고단백인 캥거루 고기와 수박, 비트, 활어 등을 제공한다. 궁금증 유발을 통한 활동력 유도로 수분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과일과 활어를 물속에 풀어주고 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황토 진흙 목욕을 하며 더위를 극복하는 동물들도 있다. 서울대공원은 대동물관과 제2아프리카관에 황토를 활용해 동물 몸을 진흙으로 도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진흙 목욕은 흰코뿔소 등의 체온을 낮추는 데다 몸에 붙은 기생충 등을 제거하고 자외선을 차단해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수연 서울대공원 원장은 “이번 여름나기는 야생에서처럼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먹이를 통한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이라며 “생활환경도 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하게 재현해 무더운 여름 동물들의 복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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