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여가부 폐지' 꺼내든 윤 대통령에..20대 남성들 '싸늘'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
지지율에 혐오 이용 지적도
“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차 꺼낸 ‘여성가족부 폐지’ 카드에 대해 취업준비생 김영재씨(28)는 26일 “여가부 폐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양질의 일자리 마련, 물가 상승 완화, 코로나 재확산 대책 등 눈에 보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취임 두 달 만에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진 윤 대통령이 또다시 등장시킨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에 20대 남성들은 대체로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눈앞에 닥친 현실의 문제는 여가부 존폐가 아니라 당장의 고물가와 취업난 등이었다. 부동산 대책 마련, 자산 불평등 해소, 금리 완화 등이 더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대학생 유모씨(25)는 “여가부가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에 폐지에 동의하지만 지금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유씨는 “윤 대통령은 일을 즉흥적으로 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 그간의 행보를 보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지지율 견인 수단으로 ‘혐오’를 이용하는 것 같다는 지적도 있다. 대학원생 황병철씨(26)는 “(윤 대통령은) 페이스북 한 줄 공약에 여가부 폐지를 써서 ‘떡상’(가격 폭등)한 느낌이 없지 않다”며 “사실 윤 대통령은 여가부에 관심 없고, 지지율이 바닥을 치려 하니까 여가부 폐지를 꺼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다훈씨(28)도 “사람들이 쉽고 빠르게 반대하는 ‘안티 감정’ 대상을 사냥감으로 삼은 느낌”이라며 “윤 대통령은 그만의 주관이나 정치적 견해를 딱히 갖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모씨(20)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윤리위원회 회부 등 여권 내부에서 사건·사고가 많았다”며 “믿고 맡길 수 있는지 판단하려면 여당 내 조화와 균형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여가부 폐지는 반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학원생 하모씨(27)는 “아버지가 원자력 관련 업무를 하시는데 이에 부정적인 전 정권에 대한 반감으로 윤 대통령을 뽑았다”며 “신체적 능력 차이 등으로 여자들이 피해를 보는 부분이 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가부가 필요하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폐지가 아닌 개선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윤기은·이홍근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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