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97주자들, '이재명 책임론' 갑론을박
두 번째 토론에서도 단일화 '컷오프 전이냐, 후냐' 편 갈려
더불어민주당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주자 4명이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세론’을 꺾기 위해 뭉치자는 주장에도 미묘하게 의견이 엇갈렸다.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은 26일 JTBC가 주최한 97그룹 토론회에 참석해 단일화 명분, 시점을 두고 이견을 드러냈다. 97그룹 당권주자들의 토론회는 재선 의원 주도 토론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강병원·박용진 의원은 이 의원 대세론을 막기 위해서라도 오는 28일 예비경선(컷오프) 전에 단일화를 선언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강병원 의원은 “단일화는 회피할 게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고, 박용진 의원은 “단일화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뛰어넘는 희망의 기폭제”라고 했다.
강훈식·박주민 의원은 컷오프 이후 단일화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강훈식 의원은 “모두 모아 단일화하자면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 아니라, 친명·반명(친이재명·반이재명) 구도가 된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가치와 방향이 맞다면 단일화는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의원에 대한 평가에서도 의견이 달랐다. 박용진 의원은 “이 의원은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쇄신 대상”이라며 “‘어대명은 또 다른 패배로 가는 막다른 골목”이라고 비판했다. 강병원 의원은 “셀프공천으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본인 살 길만 찾은 사람이 당대표가 된다면 국민이 민주당을 믿어주겠나”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의원은 “한두 명이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전면적 쇄신과 결을 달리한다”며 이 의원 선거 패배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강훈식 의원도 “대선 때 전략본부장으로서 대선 패배 책임이 저한테도 있다. 누구 하나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직전 대통령 후보를 그렇게 공격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당심이냐, 민심이냐’를 둘러싼 논쟁도 벌어졌다. 강병원 의원은 “팬덤과 결별하는 정당을 만들고자 했던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혁신안을 품을 수 있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도 “계파정치나 악성 팬덤에 휘둘리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은 전날 당 혁신안으로 “당론, 개혁입법 과제 등 중요 안건을 정할 때 ‘권리당원 총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들은 토론회 직후 서울 시내 한 호프집에서 만나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려 했지만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강병원 의원은 통화에서 “97세대들이 모여서 변화를 만들어보려 했으나 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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