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총질" 문자 한 통에 드러난 尹心?..권성동 사과에도 논란 확산

권성동 "전적으로 제 잘못"..野에선 "이준석 '팽' 맞네"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26일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오른쪽) 간 문자 내용이 언론에 공개돼 논란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대목이 문제가 됐다. ⓒ 시사저널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이 주고받은 문자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윤심(尹心)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성동 대행은 즉각 사과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진화되지 않는 분위기다.

권 대행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한 이번 '문자 논란'과 관련해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권 대행은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권 대행은 "(윤 대통령이)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오랜 대선 기간 함께 해오며 이준석 당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나 권 대행의 사과에도 여권 내부에선 당혹감이 읽힌다. 이번 문자 논란으로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악감정'이 그대로 드러나게 돼서다. 이 대표의 성 접대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따른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처분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야권에선 이 대표의 징계와 관련한 '윤심(尹心) 개입설'에 총공세를 펼칠 태세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그동안 당내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연거푸 말했는데 오늘 주고받은 문자를 보니 실제 이 대표를 징계하고 내치는 데 배후역을 맡은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민생 챙기기보다 당무 개입이 우선인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싸움을 진두지휘했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SNS에 "이준석, 토사구팽 당한 거 맞네"라고 주장했고, 박용진 의원도 "대통령이 하라는 국정엔 관심없고 메시지로 여당 대표 상대로 내부 총질 운운하고 좌표 찍기나 하고 있었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문자 논란'은 이날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최된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권 대행의 휴대전화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며 처음으로 불거졌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