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3년3개월 만에 하락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통계
금리인상·대출규제 강화 등 영향
7월 6억7788만원.. 전달比 4만원↓
수도권 하락.. 8월 전세난 없을듯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월간 기준으로 3년3개월 만에 하락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부동산 경기가 정체되고 전세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8월 전세대란’ 발생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6억7788만원으로 전달(6억7792만원)보다 4만원 내렸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뉴시스

월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2019년 4월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들어 상승세를 멈추고, 2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내려간 것은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신규로 전세를 얻으려는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반면 시중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뒤 이자를 내는 것보다 대출 없이 월세나 반전세를 얻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달 1일 2만8417건에서 이날 3만1591건으로 11.2% 늘어났다.

전셋값 약세현상은 다른 수도권 지역도 마찬가지다. 경기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3억9206만원에서 이달 3억9161만원으로, 인천은 2억1570만원에서 2억1481만원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이달 4억6846만원으로 2019년 6월 이후 3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당초 부동산 시장에서는 2020년 7월 말 새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 이후 계약갱신권을 소진한 신규 전세 매물이 8월부터 쏟아지면서 전셋값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8월 대란설’이 제기됐다.

하지만 현재 같은 상황에서 하반기 전세난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월세가 오를 경우 서민 주거비 부담은 한층 가중될 수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 시스템으로 지난해 하반기(6∼12월)와 올해 상반기(1∼5월)에 모두 계약이 이뤄진 단지를 분석한 결과, 전셋값은 평균 2.2% 떨어진 반면 월세는 1.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가을 이사철을 지켜봐야겠지만 다음 달 서울과 경기 입주물량이 증가할 예정이라 전세시장의 큰 불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지속되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