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 무산' 농가 피해..외교 마찰 우려도
[KBS 광주][앵커]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운영을 자치단체에 맡기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은 또 있습니다.
계절근로 사업 추진에 필수 조건인 업무협약 과정에 현지 자치단체와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외교 마찰도 우려됩니다.
이어서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의 한 오이 재배 하우스입니다.
수확 시기를 넘긴 오이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가지에 달린 오이들도 비뚤거나 변색해 볼품이 없습니다.
지난 봄 오기로 했던 캄보디아 근로자 4명 입국이 취소되면서 병해충 예방 소독 시기를 놓친 탓입니다.
[이찬용/농민 : "여섯 사람이 할 것을 두 사람이 하다보니까 진짜로 중노동이 돼서 약 안 먹고는 진짜 할 수가 없었어요."]
계절근로자 고용을 신청했던 아산시내 농가는 20여 곳, 캄보디아 자치단체와 MOU를 통해 노동자 100명을 데려오려고 했지만 무산됐습니다.
근로자 무단이탈에 대비한 보증금 제도에 캄보디아 정부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외교 마찰 우려 속에 결국, 아산시와 캄보디아 자치단체간 계절근로제 MOU 체결은 무산됐습니다.
현지 MOU가 취소되면서 아산시는 국내 결혼이민자의 친척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일손을 충원할 계획이지만 실제 몇명이 입국할지는 의문입니다.
[유지상/아산시 농업기술센터 농정과장 : "(결혼이민자 친척 초청도) 길게는 두 달도 넘게 걸리고, 그런 상황이거든요. 말 그대로 계절근로자 아닙니까. 계절이 지나면 아무 의미 없는 근로자가 되는데."]
심각한 농어촌 일손 부족을 외면할 수 없어 떠밀리듯 MOU를 추진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시달리는 자치단체들.
정부 차원의 시스템 보완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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